[재테크 칼럼] 적립식펀드 진가는 하락장서
수정 2009-02-18 00:18
입력 2009-02-18 00:00
2004년부터 시작된 적립식펀드 열풍은 저축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꿨다. 낮은 금리의 은행 적금에 만족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저축하듯 투자하는 적립식펀드는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되었다. 이후 2007년까지 주가는 4년 연속 올랐다.
이 기간에는 거치식 투자에 비해 적립식 투자가 불리했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평균 매입 단가는 오히려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시 주가 상승률이 워낙 높아 장기투자 적립식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적립식 효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 사이에서도 ‘적립식 펀드=고수익상품’ 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글로벌 금융 위기로 적립식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자 적립식 효과 자체에 대해 의문이 생기게 되었다.
적립식펀드 투자 원리는 간단하다. 매월 같은 금액으로 펀드를 매수하기에 주가가 높을 때는 적은 수의 좌수가 매수되고 주가가 낮을 때는 더 많은 좌수가 매수되어 자동으로 매수할 좌수가 조절된다.
1월에 주식형펀드에 가입해 3개월간 매월 초 10만원씩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1월 펀드 기준가가 1000이라면 매수된 계좌수는 10만개다. 주가가 떨어져 2월에 기준가가 800이 되면 매입 단가가 낮아져 1월보다 더 많은 12만 5000계좌가 매수된다. 주가가 더 하락해서 3월 기준가가 500이 되면 20만계좌가 매수된다.
3개월간 주가는 계속 떨어졌지만 그만큼 평균 매입 단가도 낮아져 3개월간 총 매수 계좌수는 42만 5000개가 된다.
만일 1월에 30만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30만계좌만 매수되었을 것이다. 즉 거치식은 원금이 회복되려면 기준가가 다시 1000이 돼야 하지만 적립식은 더 많은 계좌를 사들였기 때문에 기준가가 706만 되어도 원금이 회복된다.
적립식은 단순히 평균 기준가로 매수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 3개월간 기준가 평균(3개월간 기준가의 합/3)은 약 766이지만 평균 매입 단가(총투자금액/총매입계좌수X1000)는 그보다 낮은 약 706이다. 이렇듯 적립식 투자의 묘미는 평균 기준가보다 평균 매입 단가가 더 낮아지는 데 있다.
1989년부터 20년간 코스피 연간 수익률을 보면 12차례의 상승과 8차례의 하락이 있었다. 올해 주식시장 움직임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투자금의 사용 시기가 임박하거나 자금 여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립식 펀드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
서혜민 미래에셋증권 선임컨설턴트
2009-02-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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