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굳어진 마이너스 고용
수정 2009-01-23 00:54
입력 2009-01-23 00:00
전문가들은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는 데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직 등을 감안해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1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0.7%로 전망하면서 “올해 취업자 수가 연간으로 순증(純增)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 상반기에는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0만명 줄고, 하반기에는 10만명 늘어 연간 전체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부터 비관적인 시나리오까지 KDI가 예측의 전제로 삼은 여러 가정들 중 가장 낙관적인 경우에 그렇다는 뜻이다. 김희삼 KDI 연구위원은 “정부 일자리 창출 정책의 효과 등이 어느 정도일지 몰라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려우나 실제로는 고용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 일자리가 10만개 늘어날 것으로 본 것도 지난해 하반기 고용 사정이 워낙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상대적 반등)를 감안한 것으로, 뚜렷이 나아진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김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한국노동연구원이 경제 성장률 시나리오별로 예측한 취업자 전망에서도 현재의 경기 하강세를 감안할 때 올해 일자리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DI의 전망치인 0.7%를 크게 웃도는 2% 성장을 달성하더라도 일자리 증가는 1만 3000개로 사실상 ‘제로(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1%일 때에는 일자리가 5만 3000개 줄어들고, 0% 성장 때와 -1% 성장 때에는 각각 9만개와 12만개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이 -2%로 떨어지면 일자리는 18만개가 줄고 실업자는 95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대 이하의 성장률 전망은 피치(국제 신용평가사) -2.4%, 모건스탠리(세계적 투자은행) -2.8% 등 이미 여러 기관에서 제시한 상태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내부적으로 올 상반기 일자리가 5만개가량 감소하고, 하반기에 다소 회복되지만 연간 전체로는 마이너스(-)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허재준 노동연구원 노동시장연구본부장은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규모 재정 투입을 한다고 해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나 돼야 회복세가 가시화할 것”이라면서 “올 연말쯤 실업자 수가 일시적으로나마 100만명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상상 이상으로 낮게 나온 데다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그동안 마련해 놓은 고용 대책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효율성 높은 순서대로 선제적이고 충분하게 적기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9-01-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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