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 다시 모래판으로
수정 2008-11-27 01:08
입력 2008-11-27 00:00
종합격투기 접고 구미시청과 1년 1억여원 계약
이태현은 “격투기를 해 보니 1~2년으로 될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대구에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일본에서 생활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면서 “중간에 잘못된 길(격투기)에 들어섰지만 고향이자 집 같은 곳(씨름)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맺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이어 “이도 저도 안 풀리는 상황에서 제일 처음 씨름을 가르쳐 주신 초등학교 은사님(김종화 구미시청 감독)의 권유를 받았다.3개월 전부터 고민하다가 결국 결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태현은 “물론 겁도 난다.옛날 기량이 나온다면 천만다행이지만 그동안 전혀 (씨름을) 안했기 때문에 실력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당장은 현역 정상급 선수들에게 밀릴지도 모르지만 기왕 다시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처음이란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잘 할 자신은 있다.”고 말했다.
이태현은 지난 2006년 씨름판을 떠날 당시 소속팀 현대씨름단에 최초 계약금의 두 배인 위약금 8000만원을 물고 나온 상황이어서 복귀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2년여의 공백에 나이도 만만치 않지만 계약조건은 여전히 현역 최고 대우.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현은 1993년 민속씨름에 데뷔해 세 번의 천하장사와 12번의 지역장사,18번의 백두장사를 차지하면서 이만기에 이어 모래판의 제왕으로 군림했다.2006년 7월 은퇴를 선언하고 일본 종합격투기 프라이드FC와 계약을 했지만,평생을 모래판에 살아온 그에게 ‘4각의 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지난 6월 알리스타 오브레임(네덜란드)에게 패배를 당하기까지 종합격투기 전적 1승2패.
선수생활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때 구미초등학교 은사인 김종화 감독이 모래판 복귀를 권했다.선뜻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현역 선수를 상대로 ‘테스트’를 했다.10번 맞붙었지만 모두 이태현의 승리.가장 무거운 청룡급(105㎏)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친구 황규연(33·현대삼호중공업) 역시 이태현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이태현은 “현재 이만기 선배와 (백두장사) 타이기록인데 그 기록을 넘어서고 싶다.무엇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꽃가마를 타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2년여의 공백을 감안할 때 이태현의 복귀시기는 내년 봄 이후가 될 전망이다.스타의 출현에 목마른 모래판에 이태현의 복귀가 단비가 될지 궁금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08-11-2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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