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KBO
김영중 기자
수정 2008-11-20 00:00
입력 2008-11-20 00:00
‘장원삼 사태’ 또다시 유보 협상력·조정력 모두 상실
KBO는 1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지난 14일 히어로즈가 에이스 장원삼(25)을 삼성에 보내는 대신 좌투수 박성훈(26)과 현금 30억원을 받은 트레이드에 대해 승인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또 결론짓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신 총재를 비롯해 7개 구단 사장들이 참석했다. 조남홍 KIA 사장만 출장 관계로 이경재 한화 사장에게 위임장을 건넸다.
구단 사장들은 신 총재의 결정에 따르기로 뜻을 모은 뒤 이날 낮 12시 흩어졌다. 신 총재와 하일성 사무총장 등 KBO 수뇌부는 오후 3시까지 논의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번 트레이드에 반대하는 6개 구단 사장들은 이사회에서 KBO가 히어로즈 창단 때 ‘5년간 구단 매각 금지와 선수 트레이드시 KBO의 사전승인’이란 안전장치를 걸었기에 상식선을 지켜달라며 “총재가 절대 승인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이에 삼성과 히어로즈는 야구 규약대로 처리하자고 주장, 팽팽하게 맞섰다.
KBO는 당초 장원삼 트레이드가 발표된 뒤 발빠르게 움직였다. 아시아시리즈를 참관하러 간 하 사무총장과 이상일 총괄본부장이 급거 귀국하는 등 17일 2차 회의까지 가졌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신 총재는 19일 각 구단 사장들을 소집, 직접 의견을 듣고도 최종 결정을 유보한 것.
이진형 KBO 홍보부장은 “신 총재가 각 구단 사장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사장들의 의견은 6대 2로 뚜렷이 갈렸다. 사장들이 돌아간 뒤 신 총재가 늦어도 내일 오후 2시까지 승인 여부를 확정짓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어차피 모든 구단의 이해관계를 만족할 해결책이 없는 뻔한 상황이다. 따라서 원칙대로 처리하면 될 일이다. 이를 미루다 보니 KBO의 무능력만 드러나게 됐다.
일각에선 신 총재가 부산상고 선후배인 김응용 삼성 사장과의 인연 때문에 미적거린다는 비난도 나오는 상황이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가운데 신 총재의 ‘장고’가 한국야구에 ‘악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2008-11-2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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