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평야 자연습지로 탈바꿈
수정 2008-11-15 00:00
입력 2008-11-15 00:00
DMZ생태조사단 중간발표
●파주 연천일대 생물 180종 서식
조사단이 13일까지 DMZ 서부 일대에서 발견한 생물체는 모두 180여종으로,13종은 천연기념물 또는 보호 가치가 높은 희귀종이다.
특히 조사단은 두루미 35마리가 발견된 연천평야 습지 지대는 약 450만㎡의 넓은 면적에 천연기념물인 어름치 등 1급수에만 사는 지표생물이 다수 있어 완벽한 자연습지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자연습지로 다시 복원된 경우도 있었다. 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김귀곤 교수는 “과거 마을과 농경지로 이용됐던 연천평야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55년 만에 52종의 동물과 12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습지로 탈바꿈했다.”면서 “생태적 변천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살아있는 옥외 실험실’이 됐다.”고 말했다.
두루미는 파주 대성동과 새울천에서도 17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가 강원도 철원평야에 200여마리가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DMZ 서부지역에 수십마리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천연기념물 어름치 등 희귀종 13종
조사단은 파주 대성동 저수지 일대에서 재두루미를 포함한 철새 7000여마리를 목격했으며 주변 지역을 정밀 조사할 경우 람사르 습지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곰, 표범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DMZ 동부 지역과는 달리 구릉지인 파주와 연천 일대에서 대형 포유류는 많이 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야생 호랑이 6마리를 산에 풀어 보호한다는 경기도 연천군의 계획도 재검토해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사단은 DMZ 일대의 생태계 보전대책 수립과 생태·평화공원 조성,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등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남북간 연결 생태계를 중심으로 2010년까지 중부와 동부지역 등 DMZ 전역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08-11-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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