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 펀드 없던일로?
조태성 기자
수정 2008-11-12 00:00
입력 2008-11-12 00:00
11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펀드화를 언급한 지난달 21일 건설산업 대책 이후 지금까지 시장에 출시된 관련 미분양 아파트 펀드 상품은 ‘0개’다. 상품 출시를 겨냥해 내부적으로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펀드는 금융회사가 출자해 펀드를 구성, 따로 유동화법인을 세운 뒤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서 매각한다는 방안이다. 유동화법인은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은 채권을 발행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팔게 된다. 이 펀드가 냉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문제다. 이상엽 KB자산운용 국내부동산팀장은 “정부 방안에 따르면 미분양 펀드 수익률이 9~10% 수준인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리스크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특히 “미분양 펀드의 특성상 개인보다는 기관투자자 같은 큰 손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금 회사채 수익률만 해도 7~8%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어느 기관이 나서겠느냐.”고 지적했다.
더구나 취득세 등 거래비용만도 4~5% 정도는 차지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2~3년 미분양 펀드를 잘 운용해 9~10% 수익률을 내봤자 4~5% 비용에다 그 동안 오를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장사다. 한나라당에서는 이 세금이라도 줄여 주겠다지만 그래도 수익률이 낮은 건 매한가지다.
그렇다고 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수익률을 무한정 늘려줄 수도 없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 제1·2 금융권 모두 8%대에 이르는 높은 이자율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데 이 자금을 굴려서 운용수익을 낸다면 미분양 펀드 수익률이 20%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수익률이라면 미분양 펀드가 아파트를 사들일 때 가격을 후려쳐서 싸게 사들여야 한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수익률이 보장된다면 정부 대책 이전에 시장논리에 따라 이미 관련 펀드가 나왔을 것”이라면서 “그 동안 고분양가로 누린 혜택을 뱉어 내고 수요 예측을 잘못한 실책을 반성하도록 하는 정공법을 정부가 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8-11-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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