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상서(尙書)/임태순 논설위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임태순 기자
수정 2008-10-25 00:00
입력 2008-10-25 00:00
사서삼경(四書三經)은 알려진 대로 유가의 경전이다. 대학 중용 맹자 논어가 사서이고, 시경 서경 주역이 삼경이다. 사서삼경 가운데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학문의 기본을 세우는 ‘대학(大學)’이다. 대학만 배우면 정신이 산만해져 ‘중용(中庸)’으로 마음을 집중하고, 마음에만 품고 있어서는 안 되겠기에 ‘맹자(孟子)’를 통해 표현력을 익힌다. 말뿐만 아니라 행동이 뒷받침되도록 하기 위해 ‘논어(論語)’를 배운다. 인간의 기본정서인 흥을 돋우기 위해 ‘시경(詩經)’을 배우고, 흥에 빠져 나랏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기에 정치를 바르게 하는 ‘서경(書經)’을 배운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고 슬기롭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역경(易經)’을 배워 최종적으로 학문을 완성한다.

‘주공왈(周公曰) 오호(嗚呼) 군자(君子) 소기무일(所其無逸)’ 서경의 주공편에 나오는 말이다. 주공이 말하기를 군주의 도리는 무일 즉 안일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위정자가 편안함에 빠져 정치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서경은 요임금부터 주나라까지 2제(堯·舜)3왕(禹王·湯王·文王 또는 武王)들이 신하들과 주고받은 정법상(政法上) 발언과 행위를 기록한 정치철학서다. 한대 이전에는 ‘서’(書)라고 했지만, 유교를 숭상하는 한대에는 소중한 경전이라는 뜻을 지닌 ‘상서’(尙書)로, 송대에는 ‘서경’이라고 불렀다.

상서 또는 서경은 3000편이 있었다고 하지만 전해지는 것은 고문(古文) 25편, 금문(今文) 33편 등 58편에 불과하다.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로 원본이 소실된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고문은 공자의 옛 집을 허물다 벽에서 발견한 고본(古本)으로 춘추시대의 문자체로 씌어있고, 금문은 구전된 것을 한나라 때의 글자체로 정리한 것이다. 사정이 이런 만큼 진위여부에 대해 논란도 분분하지만 대체적으로 이론을 달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칭화(淸華)대 졸업생이 상서 100편이 기록된 죽간(竹簡)을 학교측에 기증했다고 한다. 우선 진위여부가 주목되지만 상서가 오랜 세월 동양정치의 전범이었다는 점에서 어떤 내용인지도 궁금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08-10-25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