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착용 거부한 여성장관 쿠웨이트 내각서 퇴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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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 기자
수정 2008-10-23 00:00
입력 2008-10-23 00:00
쿠웨이트 여성들이 권리 신장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것 같다. 두 여성 장관이 히잡(이슬람 여성의 머릿수건)을 쓰지 않는 투쟁에 나섰다가 내각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월 말 총선 뒤 입각한 누리야 알 세비 교육장관과 무디 알 후마우드 개발장관이 그 장본인이다.

아시아뉴스와 쿠웨이트 일간 아라비아타임스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이들이 취임한 뒤 줄곧 시비에 휘말리다가 끝내 사임할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두 여성 장관은 취임하고 며칠 지나지도 않은 지난 6월1일 의회로부터 경고를 받고 그동안 해임 위협에 시달려 왔다.

쿠웨이트 의회 법사위원회는 이날 누리야·무디 장관이 히잡을 쓰지 않아 헌법과 이슬람 법률을 어겼다며 불신임 투표에 회부했다. 법사위에선 7명의 위원 가운데 자유주의자로 분류되는 3명마저 두 여성 장관의 해임에 찬성하는 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65명으로 이루어진 본회의 회부가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다. 쿠웨이트 의회가 정파를 가리지 않고 얼마나 보수적인지 알 수 있다.

쿠웨이트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여성 참정권을 법제화해 올해 처음 선거에 적용됐다. 시대변화에 따라 국민의 55.4%를 차지하는 여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두 장관에 앞서 마수마 알 무바라크 보건장관이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각료에 올랐으나 이슬람 강경파 남성이 지배한 의회에서 화재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8-10-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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