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금융권 자구 요구 ‘첫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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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삼 기자
수정 2008-10-22 00:00
입력 2008-10-22 00:00
한나라당 임태희, 민주당 박병석, 선진과 창조모임 류근찬 정책위의장 등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에서 금융대책 후속 간담회를 갖고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을 허락해주는 조건으로 금융권의 자구노력을 강제키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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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의장 회동  여야 3당의 정책위의장들이 21일 국회에서 은행의 외화차입에 대한 정부 보증을 승인해주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박병석, 한나라당 임태희, 선진과 창조모임 류근찬 정책위의장.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정책위의장 회동
여야 3당의 정책위의장들이 21일 국회에서 은행의 외화차입에 대한 정부 보증을 승인해주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박병석, 한나라당 임태희, 선진과 창조모임 류근찬 정책위의장.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이는 여야가 18대 국회 들어 사실상 처음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여야 모두 세계적인 금융난으로 인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국내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전에 없이 발빠른 대응을 보인 셈이다.

특히 외화 채무 보증에 상응하는 금융권 자구책을 요구키로 한 것은 금융 위기를 맞을 때마다 국민 혈세나 다름없는 공적자금이나 정부의 지급보증에 의존하는 데 대한 국민적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금융권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경종을 울리는 조치이기도 하다.

이날 회동에서 박·류 두 정책위의장은 임 의장에게 금융권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의 전제조건으로 금융권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책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고, 임 정책위의장도 이를 적극 수용했다. 또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모럴 해저드 방지를 위한 고강도 대책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회동 후 기자와 만나 “금융권이 혜택을 보는 만큼 위기 탈출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면서 “야당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여당은 이를 적극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요구하는 금융권의 자구책은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고, 임직원이 가진 스톡옵션을 일부 포기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 역시 하나의 기업이나 마찬가지인데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위기에 처해 있으면서도 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금융시장이 워낙 급박한 상황이어서 정부가 불가피하게 지원에 나서는 것이긴 하지만 금융권의 자구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한나라당에선 일단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적정한 가격에 매각함으로써 유동성 확보에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고, 임직원이 갖고 있는 스톡옵션도 지급보증으로 주식가격이 오르는 폭만큼 포기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자구책을 마련해 금융권에 강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8-10-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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