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가스 공급원 확보… 北거부땐 해상수송
안미현 기자
수정 2008-09-30 00:00
입력 2008-09-30 00:00
北경유 성사땐 남북경협에 큰획… 국내기업 극동 진출 교두보 마련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 의미는 첫째는 풍부한 시베리아 천연가스 확보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30년간 총 900억달러어치(연간 750만t)의 가스를 들여올 예정이다.750만t이면 축구장 2배 크기의 선박 125척(1척당 약 6만t)이 운송할 물량이다.2015년 기준 우리나라 총 예상소비량(3350만t)의 약 20%이기도 하다. 양국 정부가 7개월의 줄다리기 끝에 이뤄낸 결실이다.
둘째 국내 기업의 러시아 동부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사업 타당성이 확인되면 러시아 국영회사인 가즈프롬과 공동으로 극동지역 석유화학단지 및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를 건설, 공동 운영할 방침이다. 국내 건설사와 석유화학 회사들의 진출 기회가 열렸다는 의미다. 유화단지 건설공사는 90억달러 규모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한을 경유한 가스 도입 방안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북한을 관통, 남한으로 가져온다는 구상이다.
●블라디보스토크~北~한국 잇는 배관망 추진
러시아 정부가 먼저 우리측에 제안했다. 일단 한국과 러시아간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가 책임지고 북한을 설득하겠다고 한다. 아직 북측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북한에 파이프라인이 놓이면 연간 1억달러 이상(러시아·우크라이나간 배관통과요율 적용)의 배관 통과료 수입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북측의 수용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북측의 폐쇄성이 변수다.30억달러로 추산되는 배관 공사비와 공사 주체, 인력 등은 북한정부의 ‘OK사인’ 뒤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 방안이 성사되면 우리나라는 LNG 위주에서 최초로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도입에 성공, 공급방식을 이원화하게 된다. 국경을 넘는 첫 에너지망도 구축하게 된다.
국민들의 혜택도 예상된다. 배관망이 3000㎞ 이하인 근거리에서는 PNG가 LNG보다 더 싸다.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을 잇는 배관망은 약 700㎞로 추산된다. 가스요금 인하가 가능한 대목이다.
●과거 무산사례… 낙관은 일러
이재훈 지식경제부 2차관은 “설사 북한이 거부하더라도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도입 합의는 유효하다.”면서 “이 경우 선박을 이용해 LNG 등의 형태로 들여오게 된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이르쿠츠크 코빅타 가스전에서 PNG 도입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것과 관련, 이 차관은 “당시에는 러시아 페트롤리움이라는 민간회사가 주도해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극동지역 개발(러시아)과 천연가스 안정적 확보(한국)라는 두 나라간 이해관계에 기반한 정상 합의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8-09-30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