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과자 국내 유통 파문] 정부 ‘뒷북 대응’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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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용 기자
수정 2008-09-26 00:00
입력 2008-09-26 00:00

‘先수입금지後조사’ 원칙 안지켜… 제도화 필요

‘멜라민 파문’을 계기로 보건당국의 고질적인 땜질처방식 먹거리 안전대책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입 먹거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오는 정부대책들이 대부분 구호만으로 그치거나 ‘재탕, 삼탕 처방’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식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실효성 없는 대책들을 내놓기보다는 차라리 ‘선(先) 수입금지, 후(後) 조사’ 원칙만이라도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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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4월 ‘생쥐머리 새우깡’ 파동 당시 내놓은 ‘수입식품 안전관리방안’에서 1명인 현지 검사관을 2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이후 멜라민 사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식약청은 수입식품과 직원 1명을 부랴부랴 중국 산둥성에 보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1명뿐인 현지 검사관도 중국 당국과 협의를 끝내지 않으면 공장을 조사할 권한조차 갖지 못한다.

수입식품 안전관리방안에서는 올해 6월까지 위해 발생 우려가 높은 식품 제조업소에 대해 제조공장 등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산 저산성 통조림 제품 등 일부를 제외하면 아직도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식약청은 지난 4월 문제가 되는 수입식품에 대해서는 샘플검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는 실정이다.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운용해 수입제품의 1∼5%에 대해 무작위 검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말라카이트그린 장어, 기생충 김치, 납꽃게 등 수입식품 위생과 관련된 사건이 연례행사처럼 터지고 있지만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현실적인 제도개선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25일 공개한 ‘멜라민사건 관련 식약청 조치사항’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은 지난 12일 전후로 분유가 10% 이상 함유된 제품에 한정해 단 1회만 검사키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사기간도 오는 11월30일까지로 한정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18일 ‘수입식품 등 검사 변경지시’ 공문을 각 산하기관에 배포하고 부랴부랴 검사대상 식품을 ‘중국산 분유(우유)가 포함된 모든 제품’으로 변경했다. 이후 22일에는 또다시 ‘중국산 분유, 우유, 유청, 유당, 카제인 등이 포함된 모든 식품’으로 변경하고 검사시기도 ‘별도 지시일’로 바꿨다. 검사횟수도 1회에서 3회로 변경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08-09-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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