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량과 행복/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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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영 기자
수정 2008-08-25 00:00
입력 2008-08-25 00:00
요즘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을 보는 기쁨이 쏠쏠했다. 각본없는 드라마가 주는 진한 감동 때문이다. 메달을 따내 벅찬 환희에 찬 선수들의 표정마다 오랫 동안 감내해 왔을 법한 인고의 시간들이 읽혀진다.

가슴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장면도 있었다. 유도에서 한국 선수로서 첫 금메달을 딴 뒤 감격에 겨워 우는 최민호 선수를 의연하게 격려한, 오스트리아의 루트비히 파이셔 선수의 경우가 그랬다. 은메달에 머문 아쉬움을 툴툴 털고, 자신을 메다꽂은 최 선수를 외려 일으켜 세워 포옹해 준, 그의 넓은 아량에 가슴 한쪽이 뭉클했었다. 그가 결과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 만족했다는 증좌일 게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지난 주말. 그 먼나라 낯선 청년의 스포츠맨십을 상기하며 산행에 나섰다. 비를 피해 정상까지 다녀 왔지만, 소나기라도 내려 중간에 내려왔더라도 가지 않은 것보다는 나았다는 생각도 들었다.“행복은 종착역에 도착했을 때가 아니라, 여행 중에 발견되는 것”이라던, 어느 작가의 글을 떠올리며….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08-08-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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