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의보라 부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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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성 기자
수정 2008-08-08 00:00
입력 2008-08-08 00:00

손보사들 “의료쇼핑 주범 억울” … ‘상해·질병보험’으로 표현 바꿔

‘민영의료보험’이 아니라 이제는 ‘상해·질병보장보험’?

최근 냉가슴 앓을 일이 많던 손해보험업계의 전략은 말 갈아 타기인 듯하다.‘의료쇼핑의 주범’으로 억울하게 내몰리고 있는 100% 보장 실손형보험을 지켜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보험적 성격을 가지는 상품을 ‘민영의보’로 포장한 것은 원래 보험사들이었다. 공보험체계가 없는 외국에서 통용되는 개념을 그냥 가져다 쓴 것이다. 우리는 어쨌든 공보험이 중심이고, 공보험체계가 맡지 못한 암치료, 레이저치료, 자기공명촬영(MRI) 등 고가치료 부분을 보험사들 상품으로 메웠다. 이미 30여년간 버젓이 팔리고 있던 상품이었던 셈.

그러나 ‘공기업 개혁’과 ‘민영화’ 등을 내건 정권이 출범하면서 손보사들의 속앓이가 시작됐다. 손보사들의 실손형 상품이 병원비 100%를 보장해 주다 보니 쓸데없는 의료과소비가 생기고, 이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나타났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 때문에 민영의보 활성화 대책이 나왔다. 그런데 이것이 건강보험 민영화의 전단계로 받아들여지면서 또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급기야 지난달 말에는 실손형 보장범위를 100%에서 70∼80%로 줄이겠다는 정부방침이 흘러 나왔다. 실제 치료비를 100% 보장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위험률을 산출해 내는 기법 등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손보사들이 유리하다. 만약 정부방침이 정말 시행된다면 생보사들과 경쟁에서 스스로 장점을 포기하는 셈이 된다. 지난달 27일 손보사들이 사장단 회의까지 열어 가며 이를 강력히 비판한 이유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정부 등 일부에서는 민영의보가 의료쇼핑을 유발해 건강보험을 악화시킨 주범이라고 의심하는데 손해보험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보장범위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비난한다.”면서 “단순히 공의료보험에 대비된다는 차원에서 ‘민영의료보험’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제는 그 표현을 바꿔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 대안 가운데 하나가 ‘상해·질병보장보험’이라는 얘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8-08-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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