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독도 국제표기 업무 ‘헛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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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수정 2008-07-31 00:00
입력 2008-07-31 00:00
한·일간 독도 영유권 문제가 독도에 대한 국제적 명칭 표기 문제로 옮겨가면서 정부가 국제 표기 관련 업무를 엉망으로 해왔음이 드러나고 있다.

업무 성격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과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 외교통상부 조약정책관실 등이 나눠 맡아 왔지만 인력 부족에다가 업무 협업도 제대로 되지 않아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제부터라도 총리실·외교부의 독도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종합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30일 “독도 등 국제 표기 오류 관련 업무를 해외홍보원과 동북아역사재단, 외교부 등이 분장해 해왔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특히 독도 표기는 나라별로 산재해 있고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외국 정부 등 공식 기관의 독도 관련 표기 오류는 해외홍보원이, 민간 사이트나 지도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동북아역사재단이, 관련 모든 외교적 대응은 외교부가 맡는 것으로 업무를 분장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번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한국령 표기 변경과 관련, 해외홍보원이 주미 한국대사관에 파견한 A홍보공사가 미측의 변경 가능성에 대한 제보를 받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뒤늦게 정무공사를 중심으로 한 독도 TF를 꾸리는 등 관련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해외홍보원 관계자는 “현재 22개국 대사관·총영사관 27곳에 홍보관 32명이 파견돼 있으나 해외 홍보에 주력하다 보니 표기 오기 등에 일일이 대응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보완책을 찾아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005년 ‘국제표기명칭전담대사’직을 신설하고도 동해 표기에 주력하다 보니 독도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재단 관계자는 “민간 사이트나 지도가 워낙 많은 데다가 전담대사 조직이 동해 오기를 막기 위해 생겼기 때문에 독도 업무를 거의 하지 못했다.”며 “재단 산하에 독도연구소가 신설되는 만큼 업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6월 조약국 산하에 독도 및 배타적경제수역(EEZ)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해양법규기획과를 신설, 직원 6명을 충원했으나 한·일 EEZ 협상에 주력, 독도 표기 문제는 사실상 방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외교부 산하에 독도 오기를 막기 위해 신설된 ‘독도 TF’도 조약정책관실을 중심으로 동북아국·북미국 등 지역국이 참여, 활동을 시작했으나 해외홍보원·동북아역사재단 등과의 협업이 강화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총리실 산하에 설치돼 활동할 예정인 정부 합동 독도영토관리대책반에 문화부·교육부 등도 참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자료는 상당히 많으나 우리끼리 떠들고 있어 자료와 논리를 왜곡하는 일본에 오히려 밀린다.”며 “자료가 있어도 밖에서 알 수 있는 영어로 번역, 배포하는 활동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8-07-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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