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김구선생 읽기
황수정 기자
수정 2008-07-25 00:00
입력 2008-07-25 00:00
올바르게 풀어쓴 백범일지
1949년 1월, 백범 김구(1876∼1949)선생이 한국독립당 당원들에게 전한 신년연설사의 일부다.6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런 요지부동 세태 앞에서 백범의 큰 발자국 소리는 변함없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백범일지는 그동안 여러 자료들을 저본으로 출간됐다. 백범이 1929년과 1942년에 탈고한 친필본이 1990년대 들어 뒤늦게 공개됐고, 이를 바탕으로 번역본이 나온 것은 1997년(돌베개)이었다. 그러니까 그 이전의 번역본들은 필사본을 바탕으로 씌어진 셈이다.
‘올바르게 풀어쓴 백범일지’(김구 지음, 배경식 해설·엮음, 너머북스 펴냄)는 필사본에 기초한 번역본들의 오류를 두루 바로잡았다는 데에 출간 의의가 있다.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인 저자는 “백범의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백범 모습을 풀어쓰고자 했다.”고 머리글에서 밝히고 있다.
이전에 나온 백범일지들에서 미처 언급되지 못한 백범의 삶을 새롭게 소개하는가 하면, 그가 잘못 기억한 내용까지 교정해준다. 예컨대 백범이 고구려의 수도였던 지안(集安)일대를 여행하고서도 고구려사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이유를 밝힌다. 당시 한국인들에게는 광개토대왕비의 발견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여러 번역본들이 나오면서 알게 모르게 원전의 텍스트적 가치를 훼손한 사례들도 적시한다. 대부분의 출간본들이 ‘우리는 안동 김씨 경순왕의 자손이다.’로 시작되는 이유는 1947년 이광수가 윤문한 국사원본(해방 후 국사원 출간본)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책은 원전대로 “우리 선조는 안동 김씨로 김자점씨의 방계 후손이다.”로 시작돼야 옳다고 주장한다. 기존 번역본들의 번역 오류도 바로잡는다.
백범의 유년시절, 어머니 곽낙원 여사, 안중근 집안과의 각별한 인연 등 백범사상을 여물린 주변이야기들도 연대기순으로 상세히 실려 있다.2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8-07-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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