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 한 판 40만원… 도심 ‘트럼프방’ 기승
장형우 기자
수정 2008-07-24 00:00
입력 2008-07-24 00:00
●고시촌·중소도시까지 ‘우후죽순´
23일 서울신문이 취재한 결과 서울 종로와 강남 등 번화가뿐만 아니라 연신내, 고시생이 밀집해 있는 신림동 등 서울 주변 지역에서 트럼프방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대구, 인천, 부천, 시흥 등 전국 각지에서도 지난 6월 이후 트럼프방이 들어서면서 성업 중이다. 도심 곳곳에서는 안내 전단지가 뿌려지고 있다.
●음료 1만원에 칩 끼워팔아
트럼프의 주종목은 포커의 일종인 ‘텍사스 홀덤’이다. 많게는 10명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5포커나 7포커와 달리, 참가자는 두 장의 카드만 받고 딜러가 순차적으로 나눠 주는 다섯 장의 카드를 갖고 진행된다. 딜러가 카드를 한장씩 나눠 줄 때마다 베팅이 가능하고, 카드가 공개될 때마다 판세가 뒤집어지기 때문에 스릴이 높고, 중독성도 강하다는 게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게임에 참여하려면 한명당 2만∼5만원어치의 ‘칩 포인트’를 사야 하고 8명이 게임에 참가할 경우 한 게임당 판돈은 16만∼40만원이 된다. 트럼프방에서는 입장료로 1인당 3000원을 받고, 판돈의 10∼30%를 딜러비 명목으로 챙긴다. 한 게임에 3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고수들만 모인 ‘큰 판’이 벌어지기도 하는데,1등 100만원,5등 20만원의 상금을 주는 이벤트도 열린다.
●단속 법규없어 제2바다이야기 우려
트럼프방은 사실상 도박장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법망을 피하면서 경찰의 단속을 따돌리고 있다. 현금화할 수 있는 칩을 제공·판매하면 사행성 행위에 해당되지만 트럼프방은 자판기에서 1만원을 내고 음료수를 사면 종업원이 포인트 칩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금이 오가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트럼프방은 단속대상이 아니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다. 짧은 기간에 전국에 생겨나고 있는 까닭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이 오가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처벌하기 어렵다.”면서 “현실을 반영한 단속법규의 정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08-07-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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