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단축수업 “에어컨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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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 기자
수정 2008-07-11 00:00
입력 2008-07-11 00:00

대구·경북 초중 보급률 50~60% 그쳐 ‘사우나교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학교 수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지방 학교간 에어컨 보급률이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은주가 35도 이상까지 올라 단축수업에 들어간 대구·경북 지역 학교의 에어컨 보급률은 서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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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0% “단축수업 왜하나”

서울지역 1263개 초·중·고등학교의 교실별 에어컨 보급률은 98.2%에 이른다.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교실은 강당이나 동아리방 등 이용빈도가 낮은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급률은 사실상 100%인 셈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0일 “학교 교실에는 100% 에어컨이 보급된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단축수업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북·충청보다 보급률 낮아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대구지역 학교의 에어컨 보급률은 64%, 경북은 54.9%다. 전북 63%, 충북 64.4%, 강원 71.4% 등의 에어컨 보급률을 감안하면 대구·경북 지방의 보급률은 낮은 편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은 예산이 많고 재정자립도가 높아 100% 보급이 가능하지만 지방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 지역의 많은 학교가 여름이면 사우나 교실에서 수업을 하거나 더위가 심하면 단축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의 학부모 한모(40)씨는 “우리 아이의 교실에는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2대밖에 없다.”면서 “당장 서울로 이사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전기세 부담돼 있어도 못 켜”

초·중학교는 에어컨 설치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입시 위주로 돌아가는 교육 특성상 에어컨 설치 우선권은 고등학교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축수업은 초·중학교에 몰린다. 실제 지난 9일 대구·경북 지역에서 단축수업을 시행한 12개 학교 가운데 11곳이 초·중학교다.

에어컨이 있더라도 전기세 부담 때문에 가동하기도 쉽지 않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에너지 피크제를 시행해 일정량 이상의 전기 사용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 지역은 폭염이 심각해 제한선을 넘길 가능성이 서울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서수녀 정책실장은 “노무현 정부도 지방 학교에 에어컨 확대를 약속했지만 아직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면서 “대구·경북 지역은 유난히 덥기 때문에 과부하로 전원이 꺼지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8-07-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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