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위기를 기회로] (하) 생산적 노사관계 확립 필요
김태균 기자
수정 2008-06-27 00:00
입력 2008-06-27 00:00
노조는 18일 협상을 돌연 취소하고,20일 곧바로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26일 “사측의 안을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한 상태에서 조정신청과 파업투표가 진행됐다.”면서 “노조가 파업을 전제로 모든 일정을 거기에 짜맞추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올해 현대차의 노사관계가 이렇게 강경 대치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현 노조 집행부가 선출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지난해 10년 만의 무분규 타결을 이끈 노조 집행부 수석부지부장이 올해 지부장(위원장)에 선출돼 사실상 연임이 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산별교섭이 시작되고 쇠고기 협상파문 등 정치적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산별교섭은 이중·삼중협의가 불가피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개별업체의 사정이 고려되지 않은 무리한 요구가 나오기 쉽고, 정치파업과 연대파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했다고는 하지만 경쟁업체에 밀리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노사관계에 가장 심하게 발목잡혀 있는 대목이 노동생산성이다.
차 1대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을 예로 들면 일본 도요타가 22.1시간, 현대차가 30.3시간이다. 똑같은 조립라인에서 똑같은 숙련공들이 일하는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주된 이유는 공장내 컨베이어 시스템의 가동속도 때문이다. 현대차가 더 느리게 움직이도록 설정돼 있다. 노사협의에 의한 것이다. 사측이 임의로 생산속도를 높일 수가 없다. 국내 생산물량 유지, 국내공장 축소·폐쇄 금지, 해외공장 생산 완성차 수입금지, 생산 감소시 해외공장 우선 폐쇄 등 조항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노사협의 사항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의 유연성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 요소”라면서 “도요타가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부상한 데는 생산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유연성을 확보했던 게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8-06-2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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