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대책이 ‘미분양’ 부채질?
김성곤 기자
수정 2008-06-25 00:00
입력 2008-06-25 00:00
#장면2 “미분양이 뻔한데 지금 왜 분양을 받아요. 미분양이 난 뒤에 받으면 1가구2주택 인정기간이 2년으로 연장되는 혜택이라도 받을텐데….”(울산 북구 B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고객)
정부가 지난 11일 지방 미분양 대책을 내놓은 지 2주가 지났지만 지방 미분양 시장은 여전히 썰렁하다. 미분양 주택이 팔릴 기미는 거의 보이지 않고, 분양가를 내리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60%에서 70%로 늘려 받은 업체도 없다. 주택업체들은 미분양 대책이 실효는 없고 오히려 민원만 양산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미분양 촉진대책이라는 비난도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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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들의 거센 반발 초래
미분양 대책은 입주가 임박한 단지에서 민원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 11일 현재 미분양인 주택을 분양받아 내년 6월 말까지 입주(등기)를 마치는 주택에 한해 취득·등록세 50% 감면혜택을 주도록 한 것에서 문제가 비롯됐다. 이 경우 같은 미분양이라도 이달 11일 전에 분양받은 사람은 취득·등록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들은 입주를 앞두고 건설사에 취득·등록세 감면에 해당하는 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분양받아 미분양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 자신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울산과 대구, 부산 등 미분양이 많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울산 A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감면대상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오히려 미분양 대책이 민원만 양산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미분양 촉진대책?
미분양 대책이 나온 이후 순위 내 분양에서는 ‘청약률 제로(0)’ 현상이 일반화됐다. 최근 강원 강릉에서 분양한 ‘양우내안애아파트(182가구)’와 전북 전주 인후동에서 분양한 ‘송정서미트(156가구), 충남 천안 성정동에서 분양한 ‘금광포란재(293가구)’ 등은 순위 내에서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이외에 지방에서 분양한 유명 브랜드 아파트들도 제로는 아니지만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순위 내 청약률이 낮은 것은 순위 내에서 분양을 받느니 미분양이 난 뒤에 분양을 받아 1가구2주택 2년 연장 혜택이라도 보자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나온 미분양 대책이 미흡해 추가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 하고 있다.
●분양가 내린 곳 한 곳도 없어
미분양 대책에서 분양가를 10% 내리면 LTV 한도를 60%에서 70%로 상향 조정해주기로 했지만 이를 노리고 분양가를 내린 주택업체는 아직까지 없다.LTV 10% 완화 혜택이 미분양 주택 매입을 이끌 만한 유인책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분양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일부 주택업체들은 10∼20%가량 분양가를 낮춰서 분양하고 있었고,LTV 한도와 관계없이 대출 알선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택업체 한 관계자는 “미분양 대책은 지방 주택시장에서 전혀 효과를 못보고 있다.”면서 “추가대책이 아니면 보완책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8-06-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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