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 누비며 은빛 희망 낚는다
이은주 기자
수정 2008-06-17 00:00
입력 2008-06-17 00:00
EBS ‘극한직업’ 갈치잡이
출항하자마자 유태호 선장을 위시한 9명의 선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총 어장의 길이가 51㎞나 되는데다, 갈치의 미끼로 쓰이는 꽁치를 낚싯바늘에 하나하나 끼우는 작업이 결코 만만치가 않다.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새벽 3시. 드디어 선원들은 바다에 그물을 던진다. 하지만 세시간 뒤 그물을 걷어올리는 이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오징어 등 천적의 공격으로 죽은 갈치들이 연거푸 걸려올라온 것이다. 유 선장은 5년 전에 비해 반도 안되는 거래 가격에 벌써부터 애간장이 탄다. 그물을 끌어올리느라 허리병을 달고 산다는 선원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교대로 식사하는 건 기본. 작업을 다 마치고도 어선 바닥에 쪼그려 토막잠을 청할 때가 허다하다.
출항 이틀째. 해광호에 위기가 닥쳤다.4m가 넘는 높은 파도가 일어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것이다. 새벽 내내 매달렸던 투망작업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바람 때문에 그물을 걷어올리는 속도도 더뎌지는 상황. 하지만 선원들은 비까지 내리는 악조건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작업을 계속한다.
하루 20여시간이 넘게 이들은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싸우며 살아야 한다. 비록 조업 성과가 좋지 않아도 포기도 좌절도 하지 않는다. 저기 푸른 바다가 내일도 다시 이들을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8-06-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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