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까페, 시민운동 새 장 열었다
장형우 기자
수정 2008-06-05 00:00
입력 2008-06-05 00:00
온라인 조직→ 이슈토론→ 자발적 집회 참여 유도
전문가들은 “온라인 도처에 흩어진 인터넷 카페와 각종 토론광장이 새 시민운동의 원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이런 온라인 풀뿌리 조직들이 참여민주주의를 공고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풀뿌리 조직들은 분야도 다양하다. 애초 촛불을 당긴 것은 미친소닷넷과 2MB탄핵연대 등 목적이 뚜렷한 인터넷 모임이었다. 하지만 최근 촛불집회에서는 ‘새틴’(화장품동호회),‘쌍코’(성형수술정보공유동호회),‘소울드레서’(패션동호회),‘MLB파크’(야구동호회),‘토론의 성지 아고라’(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 등 수많은 인터넷 카페의 깃발을 쉽게 볼 수 있다.
인터넷 모임에는 특별한 구심점이 없다. 회원들은 내부 토론을 거쳐 이슈별로 자유롭게 시위 참여와 불참을 결정한다.‘MLB파크’의 한 회원은 “우리 카페에는 야구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갖춘 회원들이 많다.”면서 “정치·사회·문화 등으로 굳이 영역을 구분할 필요없이 우리가 나서야 할 이슈가 생기면 토론을 통해 참가한다.”고 말했다.
시위 방식도 파격적이다. 기존 운동권의 진지하고 격렬한 표현방식과 달리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위트와 유머를 활용해 유쾌하게 불만을 표현한다. 도로를 차단하는 경찰버스에 주차금지 딱지를 붙이는가 하면 단체로 푸른 신호등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난기 어린 집단행동을 연출하고,‘뽀뽀뽀’를 개사한 노래를 투쟁가로 부른다. 촛불집회장에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헌법 제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노래도 이들의 작품이다. 또 노트북이나 댓글로 촛불시위를 생중계하면서, 경찰의 채증 인력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경찰의 폭력진압을 감시한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시민운동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무겁고 의례적인 시위를 축제의 성격으로 만들어 누구나 참여하기 쉽도록 만든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자발적·분산적으로 일어난 새로운 유형의 운동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정부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면서 “하지만 시위의 대상이 민생 전반으로 확대된 만큼 서로 뜻을 같이 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주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2008-06-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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