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고시 후폭풍] MB 귀국직후 한밤 ‘쇠고기회의’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진경호 기자
수정 2008-05-31 00:00
입력 2008-05-31 00:00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30일 귀국했다. 중국에서 챙겨온 보따리가 적지 않지만 성남공항에 도착한 그의 앞에는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훨씬 큰 몸피로 던져져 있다. 서울 도심을 성난 민심으로 가득 채운 미 쇠고기 협상 파동을 어떻게 풀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 대통령 방중 나흘의 명암

취임 후 첫 3박4일의 중국 방문에서 이 대통령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외교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한·중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한단계 끌어올리고 공동성명을 통해 다각도의 협력방안들을 마련한 점은 분명 성과로 평가된다.

대규모 수행 경제인들이 중국 기업들과 8개의 양해각서를 맺고 다양한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도 중국시장 진출 확대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지진피해 지역인 쓰촨성(四川省)을 방문,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것도 무형의 소득이다.

그러나 한·미 동맹을 냉전의 산물이라고 해 ‘외교 결례’ 논란을 낳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비롯해 크고 작은 불협화음도 노출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있어서는 양측이 온도차를 보였다.

쇠고기 파동 앞에 선 MB

이 대통령은 이날 밤 성남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청와대로 가 참모들로부터 심야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중 성과를 점검하고 평가할 겨를이 없을 만큼 이 대통령에게도 쇠고기 파동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도 촛불시위가 단순한 쇠고기 협상에 대한 불만을 넘어 새 정부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비판의 성격을 담고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있다.”고 말해 이 대통령이 조만간 모종의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대규모 국정쇄신에 대해서도 그간의 소극적 자세를 접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교체하는 정도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태 수습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여권 내에서는 정 장관 교체를 넘어 한승수 국무총리 교체를 포함해 정부와 청와대에 대해 ‘제2의 조각’에 준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미석 청와대 전 사회정책수석의 경우처럼 청와대 수석자리 하나를 메우기도 쉽지 않은 인물난을 감안할 때 대폭적인 교체는 쉽지 않은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쇠고기 재협상이라는 ‘촛불의 요구’를 비켜가는 한 어떤 수습책도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6·4 재·보선을 통해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한 뒤 6·10항쟁 기념일 전후 촛불시위의 양태를 살펴가며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08-05-31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