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쇠고기 고시연기 안전성 확보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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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5-15 00:00
입력 2008-05-15 00:00
정부가 오늘로 예정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연기하기로 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어제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청문회에 출석해 “고시에 대해 334건의 의견제출이 있어 예정대로 장관 고시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부가 장관고시를 연기하기로 한 것이 이 시점에서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광우병 괴담´으로 미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논란이 극에 달하고, 미국의 위생조건 완화를 강화로 오역하는 치명적 실수를 인정하는 등 쇠고기 수입협상이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 제시나 진상 규명도 없이 고시를 강행해 봐야 정부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킬 뿐이다. 광우병 불안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일부 국민들의 극한 투쟁에 불을 붙여 사회 전체를 혼란으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이번 장관고시 연기가 민심을 잠재우기 위한 시간끌기에 머물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식품안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당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협상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미국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재발할 경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을 공식적으로 양해한 만큼 이를 명문화해 고시에 반영해야 한다. 이는 검역주권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구두합의로 어물쩍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아울러 또 다른 실수가 없었는지 협상 내용을 꼼꼼히 살펴 한점의 의혹도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고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부가 지금부터 어떻게 일을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2008-05-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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