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급
수정 2008-04-26 00:00
입력 2008-04-26 00:00
어젯밤 늦게 TV를 시청하다가 깜짝 놀랐다. 배우 최민수씨가 70대 노인을 폭행했다는 뉴스였다. 할머니와의 따뜻한 추억을 가진 기자에게 톱 스타가 폭력배나 다름없는 일을 영화 찍듯이 해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국민의 인기를 먹고 사는 톱스타라면 적어도 어린이, 노인, 장애인 같은 ‘약자’에 대해서는 더욱 사랑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최씨는 뒤늦게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너그럽게 포용하고 지나갈 일은 아닌듯 싶다.
최씨의 사건을 보면서 갑자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올해 최고의 작품상을 비롯해 4개의 상을 받으며 아카데미를 휩쓴 영화다. 메시지는 최씨의 폭행 사건과는 다소 무관하지만 영화 제목만큼은 최씨의 노인 폭행과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닌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 혹 최씨의 이번 폭력도 노인을 무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터져 나온 것이 아닐까 싶어 걱정스럽다.
노인들은 인생과 사회생활에 대해 젊은 사람들보다 더 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노인의 경험과 지혜는 사회 발전의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노인과 젊은이들이 서로 존중하는 풍토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간절히 느끼는 하루였다.
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급 bori@seoul.co.kr
2008-04-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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