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삶 잊게하는 사람의 향기
김규환 기자
수정 2008-04-26 00:00
입력 2008-04-26 00:00
최창일 시화집 ‘꽃잎에 앉은 그대 마음’
중견 시인 최창일(56·한국시인협회 이사)이 다섯 번째 시집 ‘꽃잎에 앉은 그대 마음 세상 모두 아름다워라’(젠북 펴냄)를 냈다. 서정적인 시편에 최성환 화백의 그림이 곁들여진 시화집이다. 자연을 노래한 ‘봄날, 깨닫다’‘삶보다 빠른 세월’‘고요한 겸손’ 등 100여편의 시가 실렸다.
“이번 시화집을 통해 사람의 향기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향기가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단아하고 맑은 생활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그만큼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하지요.” 향기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시인은 그래서 인생을 성찰한 시 ‘아름다운 휴식’과 눈·비에도 담을 타는 모습이 인생과 비슷한 시 ‘담쟁이’를 특히 좋아한다고 말한다.
시인은 고향 뒷산의 대숲소리가 들리고 찔레꽃이 흐벅진 고향 언덕길을 눈에 그대로 밟히듯 그려냈다. 팍팍한 삶을 잠시 잊게 해주는 시편들이다.“유년의 봄날엔 유난히 허기졌다/산과 들로 쏘다니다 만난 찔레꽃은 간식거리였다/그런데 오늘은 새벽 산책길 아파트 화단에서/눈부신 하얀 얼굴의 찔레꽃이 웃는다”(‘찔레꽃’ 중에서)
‘나이’에서 우러나는 삶에 대한 웅숭깊은 통찰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지나간 청춘의 굴곡을 쓰다듬으며/이제사 침침한 눈으로/빛과 어둠과 알맹이와 쭉정이를 가려내며/쉰두 살,/구멍 숭숭 뚫린 폐허의 가슴으로/바람에 부러진 나뭇가지와 찢어진 꽃/상처 입은 새의 날갯죽지를/어루만질 줄도 알게 되었다”(‘쉰두 살’에서)
정연희 한국소설가협회장은 “최 시인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홀로 보고, 함께 있던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한다. 시인의 시들이 자연에서 맑은 영혼과 희망을 길어올리는 서정성을 포착해 냈다는 것이다. 미대에 다니는 딸과 함께 올해말 기획 시집을 낼 예정이라는 시인은 “한 줄짜리 사랑의 시를 쓰고 옆에 그림을 넣는 시화집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9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2008-04-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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