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대 리포트 표절하면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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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 기자
수정 2008-03-31 00:00
입력 2008-03-31 00:00
서울대가 학내에 만연한 리포트 표절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학생들의 징계 절차를 포함한 ‘글쓰기 윤리지침’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밝혀졌다.

서울대 교무처 관계자는 이날 “글쓰기 윤리지침은 대학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과제물 글쓰기 관련 안내서”라면서 “징계 수위 조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오는 2학기나 내년 1학기부터 지침에 따른 징계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쓰기 윤리지침에는 ▲표절의 개념 ▲어느 정도의 글자수를 베끼면 표절에 해당하는지 등의 구체적 기준 ▲징계 수위와 절차 등이 담길 예정이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설문과 면담조사를 바탕으로 윤리지침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것인지 연구해 왔고, 지난달 연구보고서를 통해 윤리지침의 초안을 작성했다. 지난주에는 학생처와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교육개선협의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서울대의 이런 움직임은 학생들의 과제물 표절이 있어도 해당 교수가 주는 학점 불이익 외엔 별다른 처벌 근거가 없어 표절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단이 없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인문대의 한 조교는 “많은 학생들이 인터넷의 리포트 관련 사이트를 이용하는 바람에 과제물 평가에 부작용이 많았다.”면서 “리포트 점수를 0점 처리하는 경우부터 해당 과목을 F학점 처리를 하는 등 교수에 따라 처벌 수위가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대 기초교육원이 지난 1월 겨울 계절학기 수강생 80명을 대상으로 설문·면담조사를 실시한 결과 38%가 ‘표절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인터넷 리포트 사이트를 자주 이용한다.’고 답한 학생도 25%에 달했다. 교무처 관계자는 “표절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것이 이런 현상의 부분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했다.”면서 “이 지침을 통해 다른 대학에도 올바른 글쓰기 윤리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시행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사범대학의 한 교수는 “대학에 표절 문제가 매우 일반화돼 있어 공식 징계로만 해결하는 건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학생들이 표절의 개념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경우가 있으니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무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징계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지침 제정과 더불어 학칙을 수정하는 과정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8-03-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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