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가 정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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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규 기자
수정 2008-03-28 00:00
입력 2008-03-28 00:00
|상하이 최병규특파원|‘해외파가 절대 정답은 아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북한을 상대로 승점 3 사냥에 나섰던 허정무호가 무승부라는 가벼운 보따리만 들고 27일 귀국했다. 중국 충칭 동아시아대회를 포함해 2경기 연속 무승부. 충칭보다 상하이에 대한 기대가 컸던 건 해외파, 엄밀히 말하면 유럽파의 가세를 믿었기 때문이었다. 북한 역시 해외파를 수혈했지만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이들의 무게감에 비교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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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밤’ 적신 남북의 눈물
‘상하이 밤’ 적신 남북의 눈물 정대세(왼쪽·24·가와사키)와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남북축구를 대표하는 두 스타가 눈물을 흘렸다(?).26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 남북대결 직전 정대세가 북한 국가를 힘차게 따라부르며 굵은 눈물자국을 뺨에 남긴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정대세는 나중에 “조국 통일이 가까워진 것 같다.”는 말로 눈물의 의미를 함축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뒤 한국 응원단에 인사를 하던 박지성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 있었고 뺨에는 물방울이 맺힌 이유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무덤덤한 박지성의 땀방울일 뿐이라는 추측부터 무승부에 그친 아쉬움을 그라운드에 쏟았을 것이라는 해석까지 있다. 스포탈코리아가 제공한 두 선수 사진을 남북응원단 사진과 합성했다.


조직력 맞출 시간 역부족

허정무 감독 역시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후퇴하고 있는 유럽파에 대해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건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경기 1시간전 발표된 ‘베스트 11’에 해외파 5명이 포함된데서 보여지듯 허 감독의 믿음은 요지부동이었다.

후반 부상으로 실려나간 김남일(빗셀 고베)을 대신한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까지 포함하면 해외파 6명이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충칭에서 일본과 북한을 상대로 연속골을 기록, 왼쪽 날개로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염기훈(울산)은 해외파에 밀렸다. 물론, 허 감독은 “이름값보다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선발을 정하겠다.”고 예고했던 터. 북한의 예상을 깨는 ‘전술 인사’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갔다.90분 내내 호흡의 불일치와 엇박자만 노출했다. 결전을 하루 앞두고 십수 시간을 날아온 뒤 “컨디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들의 말을 허 감독은 믿었지만 정작 경기 뒤에는 “뛰는 걸 보니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고 실토했다.“준비 시간이 짧아도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함께 한 덕에 호흡에는 문제가 없다.”던 선수들의 장담은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없어 힘들었다.”는 고백으로 바뀌었다.

허정무 감독 “해외파 선수들 믿는다”

그럼에도 허 감독은 귀국기자회견에서 “해외파의 벤치 잔류 시간이 길어져서 아무래도 경기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면서도 “프리미어리거는 국내 선수들 중에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런 선수들을 빼놓고 경기를 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변함없는 믿음을 과시했다.7회 연속 본선 진출을 벼르는 대표팀은 박빙의 선두를 지켰지만 5월31일 요르단과의 3차전 홈경기를 시작으로 방심해선 안될 경기를 줄줄이 남겨놓고 있다. 더욱이 6월7일 요르단, 일주일 뒤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에선 불볕더위와 맞닥뜨려야 하는 터라 선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하게 체크, 옥석을 고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리고 6월22일 서울에서 다시 맞붙게 될 북한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허정무호가 ‘상하이 교훈’을 얼마나 디딤돌로 삼았는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cbk91065@seoul.co.kr
2008-03-2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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