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왈츠/대니얼 레비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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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연 기자
수정 2008-03-07 00:00
입력 2008-03-07 00:00

음악을 들을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음악을 들을 때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음악에 어떤 힘이 담겨져 있기에 잊혀졌던 실연의 아픔을 떠오르게 하고, 졸도할 만큼 록 음악에 열광케 하는 것일까.

‘뇌의 왈츠-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박’(대니얼 레비틴 지음, 장호연 옮김, 마티 펴냄)은 음악과 인간의 뇌 사이의 관계를 살핀다. 로커 출신의 신경과학자인 저자(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 심리학과 교수)는 마들렌을 베어물고 끝없이 떠오르는 기억을 따라나서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주인공처럼, 음악이 빚어내는 신비한 현상들을 추적해가며 뇌의 비밀을 밝혀낸다.

저자가 뇌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흥미롭다. 중·고등학교 시절 ‘록 키드’였던 저자는 스티비 원더, 크리스 아이작 등 유명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하는 탁월한 음향 기술자이자 음반 제작자로 10여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그는 “어떻게 누구는 절대음감을 갖고 있으며 누구는 그렇지 못할까.”라는 의문 속에 기억과 지각, 창조력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 음악적 재능은 과연 통념처럼 천부적인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특별한 음악적 유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음악을 처리하는 신경 회로가 보다 효율적으로 조직된다. 저자는 그런 전제에서 1만 시간을 학습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1만 시간 학습이론’을 제시한다.

몇 년 전 열풍을 일으켰던 ‘모차르트 이펙트’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모차르트를 하루에 10분씩 들으면 똑똑해진다.’는 이론은 과학적 효과 여부를 떠나 음악을 그 자체로 바라보지 않고 부차적인 이점이 따를 때만 의미가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것. 저자는 “음악은 진화의 최고 히트 상품”이라고 강조한다. 음악은 언어의 발달에 편승해 생겨난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이성에게 자신이 얼마나 지적·육체적·성적으로 적합한 상대인지를 과시하는 징표로서 진화과정에 꼭 포함될 수밖에 없었던 필수 도구라는 것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감성과 미학의 영역으로만 치부돼온 예술적 능력을 인지능력과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2만 2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8-03-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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