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선 남북축구 협상 끝내 결렬
대한축구협회 대표단은 26일 육로를 통해 방북,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오전과 오후 세 차례나 실무협의를 계속했지만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응원단 방북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이에 따라 협회는 곧바로 FIFA에 중재를 요청하기로 했다.
북쪽은 지난 5일 1차 협의때와 마찬가지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태극기와 애국가를 허용할 수 없으며 한반도기와 아리랑으로 대체하자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남쪽은 FIFA의 월드컵 예선 규정을 좇아 아예 이 문제가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으며 사전조사단과 응원단, 기자단 방북 등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북쪽이 한반도기와 아리랑에 집착하는 바람에 이들 안건은 입밖에 꺼내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쪽 대표인 조중연 부회장은 “남북화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북쪽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워낙 강하게 물러서지 않아 협상이 전혀 진전될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북쪽은 또 대규모 응원단의 방북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FIFA 중재가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제3국에서 중립경기를 개최하는 방안 ▲북한 축구에 대한 징계로 이어져 몰수 경기로 처리되는 경우 ▲북쪽이 중재를 받아들이는 경우 등의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두 차례나 거듭 ‘절대 불가’를 확인한 만큼 극적 타결 가능성은 엷은 것으로 보인다. 남과 북이 한 걸음씩 양보할 수 있는 ‘제3국 개최’안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FIFA가 정치색을 배제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북한이 국제축구의 룰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며 한국의 몰수승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