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2배 높여 성과 4배 올린다”
안미현 기자
수정 2008-02-15 00:00
입력 2008-02-15 00:00
1조원 클럽 가입한 김반석 부회장의 ‘스피드 경영’
김반석 부회장이 LG화학을 넘겨받을 당시의 성적표다.2006년 3월 그는 LG화학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당시에는 사장이었다. 그 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65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3.5%나 줄었다.2분기 실적(480억원)은 더 쪼그라들었다. 심지어 석유화학 부문은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신임 사장은 초조해 하지 않았다. 대신 이런 지시를 내렸다.
‘스피드 경영’의 예고였다.
한 임원의 회고다.“처음에는 단순히 불필요한 업무 보고를 줄이라는 얘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E(성과)=M(자원)C(속도)이라는 물리학 공식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다보니 의사결정에서부터 회의문화까지 모든 게 저절로 속도가 빨라졌다.”
정통 화학맨(화학공학 전공)인 김 사장은 “속도가 두 배면 성과가 네 배로 급증한다.”며 “경쟁업체보다 먼저(Early), 빨리(Fast), 자주(Real Time) 움직일 것”을 독려했다.
그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무엇보다 임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김 부회장은 말한다. 그는 이 변화의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LG대산유화와 LG석유화학을 무난하게 합병시킨 점도 구본무 그룹 회장의 신뢰를 두텁게 받게 된 요인이다.
그는 자신이 바꿔놓은 보고 문화 덕분에 지금도 거의 결재를 하지 않는다. 최근 석달 동안 결재한 서류가 10여건에 불과할 정도다. 이로 인해 생겨난 시간은 사원과의 대화에 쏟는다. 매주 한 팀씩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주제에 제한없이 토론을 벌인다. 지금까지 100여개팀 1200명을 만났다. 한달에 열흘은 현장(지방 사업장, 해외지사)에 할애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CEO와 사원이 가치(비전)를 공유하지 않으면 조직의 근본적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게 김 부회장의 지론이다.
1984년 LG맨이 된 뒤 LG석유화학과 LG대산유화 대표이사를 지낸 5년여를 빼면 줄곧 LG화학에 몸담았다. 일찌감치 공장장(여수)을 지내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 빠지기 쉬운 이론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8-02-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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