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재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양옥승 덕성여대 교수·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
수정 2008-02-11 00:00
입력 2008-02-11 00:00
덕성여대 교수
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
영유아교육에 대한 무관심과 공적 투자의 부족은 교육의 기회뿐만 아니라 질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 이미 불평등을 낳고 있다. 한쪽에서는 영유아 대상 전문학원이 번성하고, 또다른 쪽에서는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겨우 보호만 받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취학 전 영유아기 자녀를 둔 20∼40대 부모들은 엄청난 사교육비를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자녀양육이 맞벌이 부부갈등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영유아를 돌보는 문제가 더 이상 가정이 아닌 국가의 책임이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시점에서, 노벨상 경제학상 수상자 게리 베커의 이론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소득이 증가할수록 자녀의 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자녀의 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다. 그러나 자녀의 질에 대한 수요가 자녀의 수에 대한 수요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소득이 증가해도 오히려 자녀 수가 감소한다.’ 우리의 지금 모습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입시에 몰린 국민의 에너지와 정책의 방향을 취학 전 교육으로 돌려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국민의 세금을 지혜롭게 쓰기 위함이다. 미국과 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 헤드스타트를, 영국은 1990년대 슈어스타트를 시작하였는데, 그 결과는 놀랍다. 최근 미국 헤드스타트는 5세 이전 1달러 투자는 이후 7달러의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영유아기 교육에 대한 국가적 투자의 필연성을 입증했다. 영국의 슈어스타트는 부모의 소득 및 계층에 따라 취학 전 영유아의 학력이 달라진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영유아에게 유아 보육과 교육의 기회뿐만 아니라 그 기회의 질적 수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취학 전 교육 경험이 이후 학습결과와 상관이 있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
국가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인재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이라는 긴 경주를 시작하기 전에, 그 출발점을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양옥승 덕성여대 교수·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
2008-02-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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