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유고 시집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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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 기자
수정 2008-02-02 00:00
입력 2008-02-02 00:00

명징한 시어로 꿰뚫은 존재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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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 시인
오규원 시인
‘날 이미지’의 시로 널리 알려진 오규원 시인의 1주기를 맞아 유고시집 ‘두두’와 동시집 ‘나무 속의 자동차’(문학과지성사 펴냄)가 동시에 나왔다.‘두두’는 시인이 생전에 여러차례 언급한 ‘두두시도 물물전진(頭頭是道 物物全眞, 사물 하나하나가 전부 도이고 진리다)’이라는 선가(禪家)의 말에서 빌려온 것.1부 ‘두두’에는 짧은 형식의 시 33편,2부 ‘물물’에는 조금 긴 호흡의 작품 17편이 담겼다.

시인은 철저히 관념을 배제한 채 투명한 언어로 사물을 포착해낸다.“노오란 산수유꽃이/ 폭폭, 폭,/ 박히고 있다/ 자기 몸의 맨살에”(‘꽃과 꽃나무’에서) “길 위의 돌멩이 하나/ 무심하게 발이 차네/ 발에 차인 돌멩이/ 길 옆 풀들이/ 몸으로 가려 숨기네/ 그 순간/ 내 발 아프네”(‘풀과 돌멩이’에서)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사물들의 살아 있는 움직임을 묘사하는 일은 사물을 동원한 명사적 비유가 아니라 존재의 경험으로써 드러낸다.”면서 “이를 위해 시인의 언어는 한없이 간명했고 극도의 투명성을 추구하는 최소 언어가 될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6000원.

‘나무 속의 자동차’는 시인이 시를 쓰기 시작한 지 30년 되는 해(1995년)를 기념해 펴낸 것을 이번에 다시 출간한 것.1920∼30대 초반에 자신이 쓴 40편이 실렸다. 산과 들, 새와 나무 등 우리가 주변에서 늘상 보아온 자연을 그렸다.

“좌악/ 금방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은/ 구름 낀 하늘/ 몽당 빗자루로/ 하늘을/ 싸악/ 쓸어버렸다/ 바다에서 파도와/ 놀다 온/ 바람의 장난/ 몽당 빗자루 끝을/(중략)”(‘여름 한나절’중에서) 얼핏 무의미해 보이는 일상도 얼마나 신비로워질 수 있는가. 그의 ‘어린이 시’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8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2008-02-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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