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금융 대도/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수정 2008-01-28 00:00
입력 2008-01-28 00:00
같은 해 미국. 일본 다이와 은행(현 리소나 은행)의 뉴욕 지점 촉탁 행원인 이구치 도시히데가 사고를 친다. 변동금리채 거래로 5만달러의 손해를 보고는 서류 위조에 손을 댄다. 손실은 감추고 이익만 보고했던 그는 12년 동안 ‘마술 딜러’로 각광받다가 11억달러의 손실이 발각된다. 미 형법범 사상 최고액인 3억 4000만달러를 물고 다이와는 미국에서 철수하는 쓴맛을 본다.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이 24일 밝힌 최악의 금융 사고도 제롬 케르비엘이라는 31세의 젊은 선물 딜러에 의해 저질러졌다. 회사의 보안 시스템 정보를 바탕으로 선물 거래를 하다 71억달러의 손실을 냈는데 리슨과 이구치의 손실액보다 5∼6배가 많다.
3건의 금융 대도(大盜) 사건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내부감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점이다. 베어링 은행 파산을 계기로 세계 금융기관들이 감시기능을 강화했지만 천재 금융 사기꾼들이 파고들 허점은 있게 마련. 우리라고 예외이겠는가. 그러지 않아도 불안한 금융불안 시대에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없도록 잘 챙겨볼 일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2008-01-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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