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압수수색…李전무 사무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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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 기자
수정 2008-01-16 00:00
입력 2008-01-16 00:00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15일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과 태평로 삼성 본관 전략기획실,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전날 이 회장의 자택 인근 집무실인 승지원 등 8곳에 이어 이틀째 삼성 심장부를 정조준한 것이다. 연이틀 전광석화처럼 신속하게 몰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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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회장 등 최고위층 줄소환 정점될 듯

이날 압수수색은 그 규모나 범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승지원 압수수색을 끝으로 더 높은 수위의 ‘성역 침범’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삼성의 허를 또 한 차례 찔렀다고 볼 수 있다.

특검은 삼성 수뇌부를 집중 공략하는 동시에 과천과 수원에 있는 전산센터를 기습하는 등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특본)가 활용한 ‘바닥쓸기’식 저인망 수사에도 착수했다. 당초 특본은 사흘에 걸쳐 과천에 있는 삼성SDS e-데이터센터를 압수수색해 삼성증권에 개설된 차명계좌의 거래내역 등을 확보한 바 있다. 특검이 수원 센터로 압수수색 범위를 넓힌 것은 비자금 조성 의혹 등과 관련된 자료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헌법재판소가 ‘이명박 특검법’의 동행명령 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상황에서 특검이 삼성 고위층을 향해 알아서 소환조사에 협조하라고 은근히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본관 전략기획실과 인근 태평로빌딩 압수수색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관 26∼28층은 삼성그룹의 계열사 관리와 이 회장 개인 재산관리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략기획실로, 김 변호사가 비자금 조성·관리의 심장부로 지목한 곳이다. 특히 27층에는 김 변호사가 비밀금고가 있다고 한 관재 담당 상무실이 있다. 태평로빌딩 26층에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과 관련해 위증과 증거조작 등을 사전 공모했다고 김 변호사가 주장한 회의실이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새로운 물증을 기대한 측면이 있지만 이 회장 등 최고위층을 겨냥한 압박용 카드의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 등 최고위층의 줄소환은 그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증 확보와 기선제압 ‘다목적용´

물론 이틀간의 압수수색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는 예단키 어렵다. 김 변호사가 삼성그룹 관련 의혹을 폭로한 뒤 특검이 구성되기까지 이미 3개월 가까이 지났고, 그동안 삼성은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이메일을 삭제하는 등 수사에 대비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 승지원에 이어 곧바로 이 회장의 자택까지 들이치지 않고 하루 간격을 뒀다는 점에서, 승지원 압수물 분석 결과 자택을 압수수색할 만한 근거가 발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당하는 입장에서 철저하게 준비하더라도 수사하는 입장과는 관점이 달라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검의 이번 압수수색은 물증 확보와 초기 기세 싸움 등 다목적용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홍지민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8-01-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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