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평화체제 급류타나
이도운 기자
수정 2007-12-03 00:00
입력 2007-12-03 00:00
●북핵 신고·6자회담 순항 기로
힐 차관보는 5일까지 북한에 머물면서 영변 핵시설 불능화 현장을 시찰하고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과 만나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추출한 플루토늄의 양 ▲우라늄 핵 개발 프로그램 ▲시리아와의 핵 거래 의혹 등 세 가지 안건을 북측과 집중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에 따라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시기와 6자 수석대표회의 일정이 결정될 전망이어서, 그의 방북 결과가 주목된다.
북측은 이번 힐 차관보 방북 기간중 불능화 상응조치인 발전소 설비 지원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결정을 조속히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핵프로그램 신고에 플루토늄 총량과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관련 의혹, 시리아 핵 거래 의혹에 대한 만족할 수준의 해명이 있어야 테러지원국 해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힐 차관보는 이와 관련, 지난 1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강연에서 “북한은 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설비나 자재를 도입한 증거가 있다.”며 북측의 충분한 해명을 요구했다.
●정상선언 ‘임기내 성사´ 물밑 조율?
외교 소식통들은 2일 “힐 차관보의 방북을 통해 UEP 의혹이나 핵 이전설 등에 대해 미국 조야가 만족할 수준의 합의가 도출된다면 6자회담의 순항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힐 차관보가 김계관 부상뿐 아니라 군부 인사들까지 만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가 방북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와 북측의 협의가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경우 6자 수석대표회담은 당초 의장국 중국이 각국에 통보한 대로 6일이나 하루 이틀 늦은 시일에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6자 수석대표 회담의 연내 개최는 물론 테러지원국 해제 등도 어려워지면서 6자회담 국면이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의 미국 방문은 힐 차관보의 방북,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서울 방문 직후 이뤄지는 것으로, 정부가 한반도 종전을 위한 4자 정상선언을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내에 성사시키려는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핵의 완전 폐기 이전이라도 4자 정상선언을 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의견에 김 부장이 공감을 표시했고, 이같은 북측 입장을 백 실장이 미국에 전달하고 협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양건 부장이 1일 오후 예정된 참관 일정에 불참하고 이재정 통일부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등과 비공식 회동을 가진 점도 같은 맥락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그러나 “백 실장이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북핵과 평화체제 전반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할 예정이지만 (4자 정상선언을 위한) 중재나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일정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chaplin7@seoul.co.kr
2007-12-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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