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EU FTA 연내 타결 무산
수정 2007-11-24 00:00
입력 2007-11-24 00:00
한·EU FTA의 조기 타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5차 협상이 상품양허와 자동차기술표준 원산지 기준 등 핵심 쟁점들에서 별 진전 없이 23일 사실상 끝났다. 양측이 6차 협상을 내년 1월21일~25일 서울에서 갖기로 합의함에 따라 연내 타결은 불발됐고, 내년 2월 끝나는 참여정부내 타결 여부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김한수 한·EU 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22일(현지시간) 협상 4일째 결과를 설명하면서 “6차 협상 전까지 자동차 기술표준과 상품 양허 등에 대해 서면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느껴지더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조기 타결에 대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놓았다. 김 수석대표는 “이번 협상은 공산품의 품목별 협상 등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는 관세와 함께 기술표준이 동시에 얽혀있다. 기술표준 문제가 더욱 어렵게 꼬였다.
업체별로 국내 판매량 6500대까지 한국 기술표준 적용을 면제해주고,6500대가 넘어도 적용기간을 5년간 유예해주겠다는 우리측 제안을 EU가 거부함에 따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김 수석대표는 “생각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동차와 전기·전자, 철강 등에 대한 관세철폐 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우리측 요구에 EU측은 과도하다는 반응이었으나 6차 협상전까지 서면으로 개별 품목에 대해 협의키로 합의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원산지 기준에서는 우리측이 자동차 기계 철강 비철금속 화학 의류분야에서 EU측 안을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수정을 요구하는 부분을 함께 제시해 우리측 입장이 반영되도록 했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개성공단 생산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와 관련,EU측으로부터 외교당국의 정치적 결정만 내려지면 한국산 인정에 어려움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전문직 상호인정에서도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가운데 우리측의 건축사 수의사 엔지니어링 등의 명시 요구에 EU측은 회원국 관련 단체와의 의견 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핵심 쟁점들에서 양측이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내년 1월 타결 여부는 김 수석대표의 말처럼 최고위층의 정치적 지도력이 좌우한다. 양측 통상장관간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시도는 할 수 있겠지만 차기 대통령이 확정된 상태에서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할 여지는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김균미기자 브뤼셀 연합뉴스 kmkim@seoul.co.kr
2007-11-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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