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운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가슴 설레는 무연고 조선족동포
40대 초반의 조선족 교포 전모씨. 최근 ‘무연고 동포 방문취업사증’ 발급 대상자로 선정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 가서 돈을 벌어올 때 그는 답답한 속만 삭여야 했다. 산업연수생의 문은 너무 좁았고, 친척도 없어 남들처럼 초청을 받지도 못하는 형편이 더욱 안타까웠다.
그는 “헤이룽장(黑龍江)성 고향에서 ‘한국에 사는 친척’은 부(富)를 가르는 기준이었다.”고 말한다. 친척 초청으로 한국에 간 이웃들은 돈을 벌어오면서 점점 부자가 됐다.
갈수록 그들과의 소득 격차가 커졌고, 아예 별도의 계층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무연고 동포 방문취업사증은 전씨 같은 이들을 위해 탄생했다. 만 25세 이상 중국·구소련 동포에게 5년간 유효한 복수사증을 발급,1회 3년간 체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대상은 한국어 시험을 치른 뒤 전산추첨을 통해 선발된다. 이번에는 모두 2만 6000여명이 신청,2만 2863명이 선정됐다.
재미·재일동포 등 선진국 동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중국 동포 등에게 기회를 넓혀주자는 취지도 있다. 제도 도입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중국 정부는 아직도 이 제도가 마뜩지 않다.“왜 다같은 중국 공민인데 조선족만 우대하느냐. 한족을 포함한 모든 중국 소수민족에게 동등한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 인사는 “심지어 일부 중국측 관계자들이 ‘한국이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에 대해 분열·이간책을 쓰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과거 산업연수생 제도를 중국인에게도 확대하는 ‘고용허가제’가 양국간에 논의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어 시험 선발과정에서 학원 과열 등 부작용도 야기됐다. 하얼빈(哈爾濱)의 한 학원에서는 학비가 몇 개월치 월급 수준인 5000위안(약 60만원) 이상으로 치솟을 정도로 과열 양상을 빚기도 했다.
오는 12일부터 방문취업사증 신청이 시작된다. 지금 무연고 동포들의 마음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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