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내할인 논쟁 2R
김효섭 기자
수정 2007-09-27 00:00
입력 2007-09-27 00:00
유선사업자 “SKT가 통신시장 왜곡”
KT, 하나로텔레콤,LG데이콤, 온세텔레콤 등 유선통신사업자들은 SKT의 ‘망내할인’이 결과적으로 통신시장을 왜곡시킨다는 내용의 공동 정책건의서를 최근 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선사업자들은 정책건의서에서 SKT의 망내할인은 다른 이통사는 물론 유선 통신업체들까지 고사(枯死)시키는 제도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망내할인을 적용할 경우,SKT가입자가 유선가입자에게 통화할 때 원가인 분당 52원보다 2배 이상 높은 120원의 통화요금을 내는데 반해 SKT가입자간 통화는 원가인 분당 66원보다 낮은 60원을 내게 된다고 지적했다.KT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그동안 유선전화가 갖고 있던 가격경쟁력은 없어지는 셈”이라며 “유선전화 기피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T는 다음 달 망내할인상품 출시에 맞춰 SKT가입자를 식별할 수 있는 ‘티링’서비스를 본격화하기로 하는 등 망내할인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티링은 휴대전화 연결음에 앞서 SKT 광고에서 사용되던 배경음악을 2초정도 틀어주는 것이다. 전화를 건 사람이 SKT가입자라는 사실을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소리다.
지난 5월 선보인 티링은 초기만 해도 가입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 가입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SKT 관계자는 “현재 가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SKT가입자끼리는 할인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느 통신회사 가입자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선사업자들은 정책 당국에 건의서를 내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민이다. 사실 SKT의 망내할인 도입을 당장 막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 한 유선통신회사 관계자는 “건의서만으로 SKT의 망내할인 도입을 무산시키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유선통신사들이 어렵다는 목소리는 안 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선 통신사업자들이 이처럼 망내할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재판매 사업 등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선사업자들은 MVNO 도입이 본격화되면 이동통신시장에 뛰어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SKT가입자간 망내할인이 되면 사업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수익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유선통신회사들의 건의문은 망내할인을 발판으로 SKT의 시장영향력이 더 커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7-09-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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