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사태] 신중한 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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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 기자
수정 2007-08-06 00:00
입력 2007-08-06 00:00
탈레반이 한국과 대면협상의 조건으로 유엔에 안전보장을 요구하자 유엔은 5일까지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엔은 탈레반의 언론 플레이에 일일이 입장을 표명하는 게 민감하게 돌아가는 사태의 해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유엔까지 개입시킴으로써 정치적 실체임을 인정받으면서 존재를 과시하려는 속셈으로 보이는 점 때문에 신중하다.

이날 미국 ‘국제 테러조직 실체 연구소’(SITE)의 조시 데본 수석연구원은 탈레반이 2001년 미군 침공으로 실권한 뒤에도 아프간을 좌우하는 정치적 실체로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부심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레반이 한국 정부와의 직접협상을 먼저 요구해 놓고, 협상조건을 계속 바꾸며 시간을 끌어온 것도 유엔을 통해 이같은 효과를 얻으려는 술책으로 풀이했다. 이런 마당에 탈레반 요구에 섣불리 대응하면 끌려다니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탈레반은 한국 출신인 반기문 사무총장이 유엔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기회라고 판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탈레반 대변인 아마디가 “한국이 반 총장을 움직이면 된다.”면서 “우리는 유엔과 좋은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유엔 관계자는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입장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라고만 말했다. 유엔은 사안이 민감한 만큼 필요한 시점에 입장을 내놓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되면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반 총장이 지난달 21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피랍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 뒤 활동공개를 자제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7-08-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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