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정규직 보호 상생의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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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7-07 00:00
입력 2007-07-07 00:00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보호법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기업들이 차별시정이나 정규직화를 회피하는 방편으로 도급(하청)이나 외주를 택하면서 기존의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한 탓이다. 특히 이랜드가 인수한 유통매장 홈에버의 경우 8일 민주노총과 함께 전국의 매장을 점거해 대량 해고에 항의할 계획을 세우는 등 노사간의 물리적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의 차별시정과 고용안정을 위해 도입된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을 일자리에서 내모는 ‘대량 해고법’이라는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그제 전경련 기업경영협의회와 노동복지실무위원회 연석회의에 초청된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재계와 접점없는 설전을 펼쳤다. 이 장관은 2년의 유예기간이 남았음에도 성급하게 도급과 외주로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박탈한 기업을 비난했고, 재계 관계자들은 기업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결과라며 맞받아쳤다. 우리은행이나 신세계와 같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기업들은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수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도급이나 외주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볼멘소리였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부작용은 뒤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역기능이 더 두드러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비정규직의 15%를 차지하는 대기업에서도 부작용이 이러할진대 내년 7월 이후 중소기업과 영세기업까지 법 적용이 확대되면 그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정부는 위장 도급과 외주를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의 미비점이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 법 시행 이후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 재계도 이젠 인건비를 깎아 이익을 챙기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생·협력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2007-07-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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