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힘, 감동/화남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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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환 기자
수정 2007-06-18 00:00
입력 2007-06-18 00:00
국내 최초의 ‘광부시인’ 성희직(50)씨의 왼손 검지와 중지는 마디가 하나씩 없이 뭉툭하다.1990년 탄광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던 시위중에 그는 자신의 생때같은 손가락 두 개를 잘랐다.

사업에 실패한 뒤 강원도 막장으로 흘러들어간 시인은 5년간 광부로 일하다 시인이 됐고, 처절한 노동자대투쟁을 거쳐 강원도의회 의원으로 세 번 내리 당선됐다.

생면부지의 이웃을 위해 자신의 신장 한쪽을 주저없이 기증했는가 하면, 생계를 위해 도의원 시절 중국음식점에서 그릇도 닦았다.1980년대 후반 이후 그는 이처럼 치열하게 살아왔다.

지난해 6월 그는 강원랜드복지재단 상임이사 자리에서 해임됐다. 현 여권실세를 등에 업은 ‘낙하산’이 그의 자리를 꿰차기로 되어 있었단다. 그래서 그는 또 분연히 일어섰다. 폐광촌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재단이 정치권의 ‘장기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해임무효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다. 일년여간 시인은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봤고, 세상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세상을 움직이는 힘, 감동’(화남 펴냄)에는 ‘막장정신’으로 살아온 시인이 감동하고, 감동을 준 사연들이 15편의 에세이로 실려 있다.

“탄광노동자였던 내가 시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감동 때문이었다. 약자의 고통에 가슴아파하고 사회적 모순에 분노한 시간들…. 눈물과 감정이 많다 보니 그런 일에 곧잘 감동받곤 했는데 연소되고 남은 결정체가 시가 되었다. 나의 시와 감동은 막장정신에서 나올 때가 많았다. 막장정신이란 목숨 걸고 하는 치열함이다.”(‘여는 글’에서)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2007-06-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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