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레임덕”… 거침없는 ‘盧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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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기자
수정 2007-06-08 00:00
입력 2007-06-08 00:00
청와대는 호흡이 가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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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7일 노무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심사를 위한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7일 노무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심사를 위한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일부 위반’ 결정과 ‘선거중립 의무 준수’ 요청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거침없는 ‘말세례’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임기 말 국정 운영과 정치 행보의 동력을 쉽사리 놓을 수 없다는 기류가 읽힌다. 청와대가 7일 오후 5시30분쯤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로 정무관계 회의를 가진뒤 선관위 조치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감을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선관위 발표 이후 1시간40분 만에 브리핑을 통해 “법적인 대응을 좀더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할 생각”이라면서 “‘준수요청’이 선관위법에 명백한 근거를 갖고 있지 않고, 경고도 아니고, 행정처분인지의 성격도 모호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선관위의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소원과 권한쟁의 등이 여러 방법 중 하나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일각에서는 ‘권한쟁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선관위의 결정에는 “너무나 당연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의 이번 결정 이후에도 노 대통령이 이슈의 중심에 서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끊임없이 이슈를 생산해 내고, 왁자지껄한 논쟁의 핵심에 서서 정국 흐름의 주도권을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지난 2일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도 노 대통령은 할 말을 다한 셈이며, 앞으로도 “할 말은 하겠다.”는 기류다.

이번 논란 자체가 노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혔다는 점에서 레임덕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노 대통령의 반격이 오히려 더 강화될 것이라는 추론도 제기된다.

선관위의 판단이 “최종·최고”가 아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를 생각하겠다.”는 청와대의 기본 원칙도 이를 뒷받침한다.

청와대가 이날 오후 주요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민생·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기 위한 국정연설 요청서를 국회의장실에 전달한 것도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계속 대립각을 세워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이 사전선거 운동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결론났다는 점은 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과 공정한 대선 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친노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노 대통령과 그 주변의 움직임이 끊임없이 정치적 갈등과 공방을 가열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세력’이 아니라 ‘정책세력’을 자칭해 온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시한부 면죄부’를 받고 향후 행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선관위의 결정은 “현 시점에선 위반이 아니다.”라는 전제가 달렸다고 한 선관위원이 밝혔듯이 향후 ‘선거용’ 활동에 나설 경우 또다른 논란의 소지를 안게 됐다.

범여권의 지각 변동 과정에서 형식과 내용이 어떻든 친노 세력의 ‘우군’으로서 모종의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나 범여권의 비노·반노 세력과 알력과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대선 개입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07-06-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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