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당이 이런데 대선이라니… ‘망나니’가 무슨 일 하겠나”
구혜영 기자
수정 2007-05-23 00:00
입력 2007-05-23 00:00
▶사퇴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문재인 비서실장과 박남춘 인사수석에게도 거취를 표명했다. 지난주 말 노무현 대통령과 회동에서 사퇴를 수용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 만큼의 말이 오갔다.
▶사퇴시기를 노 대통령의 대선 구상과 연결짓는 해석이 있다.
-내 나름대로 결정해 복귀하는 것이지 대통령의 지시 같은 건 없었다.
▶노심(盧心)의 핵으로 규정되고, 복귀 이후 친노그룹의 리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동안 나를 망나니로 만들어놓고 그 망나니에게 당에 가서 무언가 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나. 내 입으로 단 한차례도 노 대통령의 뜻을 말한 적이 없었다. 정말 괴롭다. 다만 대통령과 평소 생각이 일치하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나.
▶부인에도 불구하고 왜 유 장관과 노 대통령을 연결한다고 보나.
-참여정부와 끝까지 함께 가려는 게 내 생각이다. 참여정부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당연한 상식이다. 이를 충성심이라 한다면 정치문화가 잘못된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대통령과 매주 작전짜는 줄 안다. 나는 지지자 중 하나다. 대통령을 위해 유별나게 싸우니 대통령이 안쓰럽다는 생각은 할 수 있겠다.
▶복귀시 범여권 분화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당원으로서 전당대회 결의를 존중해야 한다. 지금 내가 당에서 뭔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내 생각과 일치하진 않지만 전당대회 결의에 따라 지도부의 활동을 지켜보는 게 도리다.
▶노 대통령이 말한 대세론에 동의했다. 당 진로에 대한 생각이 변했나.
-아무리 대의와 명분이 있어도 세력이 없으면 안 된다. 주장이 옳아도 안 될 때는 안 되는 것 아닌가.
▶대선 출마여부는 결정했나.
-당이 이런 상황인데 내가 경선 레이스에 나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무엇이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지, 무슨 역할을 할 건지 대화로 풀어야지 야심을 드러내고 달려가면 안 된다. 대선을 목적삼아 정치한 적이 없다. 마치 나에게 마르크스주의자냐고 물었을 때, 아니면서도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기분이나 마찬가지다.
▶이해찬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지원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부 보도에서 이 전 총리가 나에게 자중자애하라고 경고했다던데 사실무근이다. 두달 동안 만난 적도 없다.
▶유 장관도 마찬가지 아닌가.
-나는 나름대로 내 삶을 살 거다. 지금은 좌절감에 빠진 정치인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7-05-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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