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곶감/우득정 논설위원
우득정 기자
수정 2007-05-19 00:00
입력 2007-05-19 00:00
지방도시에서 병원장을 하는 그 친구는 몇해 전 고장 특산물인 곶감을 들고 서울에 출몰했다. 그날 숯불구이 대신 곶감을 안주 삼아 소주잔을 들이켜는 것을 보고는 얼마 후 집으로 곶감 한 박스를 보내왔다. 냉동실에 꽁꽁 얼린 곶감은 늦가을 햇살에 말린 곶감과는 전혀 다른 맛을 안겨준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반쯤 말린 홍시 같기도 하고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다. 검게 그을린 얼굴이 농사꾼을 연상시키는 그 친구는 계절 따라 특산물이 날 때면 한번 내려오라고 난리다. 최상급 한우에 자연산 송이까지 책임지겠단다. 그러니 더더욱 갈 수가 없다. 곶감만으로도 이토록 마음이 풍족해지는 것을.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7-05-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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