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과 도전-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3)G마켓
김태균 기자
수정 2007-04-24 00:00
입력 2007-04-24 00:00
G마켓은 1999년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구스닥’이 모태다. 당시 코스닥 붐을 타고 ‘중개 역할을 하는 증권시장과 같은 쇼핑몰’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사업 시작은 2000년 4월. 사장은 인터파크 이기형 사장의 권유로 서울대 후배인 구영배씨가 맡았다. 하지만 당시는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가 요란스레 시작만 해놓고 매출은 거의 못 내던 상황이었다. 구스닥 역시 그 전철을 밟았다.
특히 수많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한 뒤 그 중 가격이 맞아떨어지는 경우에 한해 거래가 성사되는 어려운 거래방식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려놓았다. 작은 물건 하나 사는데도 너무 머리를 써야 하는 구조였던 셈. 회사는 갈수록 쪼그라들어 갔다.“돈도 돈이었지만 나중에는 직원들도 떨어져 나가더군요.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물건을 판다니까 입사 면접을 보러 왔던 사람들이 무슨 피라미드 판매회사로 오해를 하더군요.”(구영배 사장)
혁신이 필요했다.2003년 3월 회사이름을 G마켓으로 바꾸고 사업방향도 바꿨다. 당시 옥션의 ‘e마켓플레이스’와 같은 오픈 마켓을 골간으로, 옥션의 단점을 보완하고 한국적인 정서를 담기로 했다.
첫번째 타깃은 패션이었다. 당시는 오프라인 의류판매가 침체기로 들어가면서 동대문시장 등의 상인들이 대안을 찾고 있었지만 개별 인터넷 쇼핑몰 등을 만들 엄두를 못내던 시절이었다. 창업자본 없이 자유롭게 들어오도록 하면 홈쇼핑 등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다행히 구스닥 시절에 다자간 거래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업체들은 오픈마켓의 존재를 잘 몰랐다.“오픈마켓 G마켓인데요….”라고 하면 전화를 끊어버리기 일쑤였다. 직접 찾아가서 한 시간, 두 시간을 졸라서 입점 승낙을 받아내곤 했다.
2003년 12월 고대하던 ‘히트상품’이 나왔다. 처음으로 바바리 목도리를 팔았는데 1000개 이상 팔리는 단일품목이 없던 때 하루에 1000개 이상 팔려나가는 게 아닌가.
특히 싼값에 상품을 바로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을 끌었다.“사업 출발의 모델은 경매였지만 이를 한국인 취향에 맞도록 바꾼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 사람들은 경매에 익숙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경매 낙찰까지 기다리려 하지 않습니다. 주문하면 바로 물건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죠.”(구 사장)
여세를 몰아 2004년에는 여성의류 무료배송을 시작했다. 제품을 받으면 배송비를 직접 지불하는 것이 당시 대세였지만 이 새로운 기법이 먹히면서 하루 3000건 이상 나가는 단일제품이 등장했다. 점차 판매자들의 입점이 늘어갔다. 2005년 스타샵의 출범은 또 다른 전기(轉機)가 됐다. 유명 연예인에게 패션을 연출해서 그 옷을 싸게 파는 것이었는데 스타처럼 하고 싶다는 욕구가 폭발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흥정하기, 행운경매, 제로마진클럽, 후원·플러스·프리미엄상품 등록, 키워드 검색 등 다양한 마케팅기법은 2005년 말 G마켓을 처음으로 오픈마켓 거래규모 1위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G마켓 가입자는 1100만명이며 월 평균 1710만명(연 인원)이 방문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63억원이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7-04-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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