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선물까지 대량 매도
전경하 기자
수정 2007-03-06 00:00
입력 2007-03-06 00:00
5일 증권가에선 최근 중국 증시 폭락과 이에 따른 글로벌 증시 급락에 불안을 느낀 엔화 차입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과정에서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 ‘안전자산´ 선호 늘어
이날 주식시장의 폭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은 물론 선물까지 팔면서 찾아왔다. 선물을 순매도(사는 것보다 파는 것이 많은 경우)하는 것은 미래 주식시장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하는 경우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계약수는 1만 937건으로 사상 12번째 규모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6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우리나라 증시는 물론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증시 폭락으로 시작된 신흥증시의 불안, 미국 경제의 부정적 신호,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우려 등이 겹치면서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는 것이다.
5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575.68포인트(3.34%) 급락한 1만 6642.25로 마감, 올들어 최저를 기록했다. 타이완 가권지수와 싱가포르 ST지수 모두 내림세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과장은 “아시아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유출의 시작은 아닌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저금리를 이용해 엔화로 돈을 빌려 전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전세계 유동성 자산의 구성이 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1조달러로 추정된다. 대한투자증권 진미경 광장동지점장은 “주식시장의 방향이 전환될 때 큰 폭의 등락이 있었다.”면서 최근의 주식시장은 주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원·달러환율 과매도 현상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8.3원 이상 급등,4개월만에 950원대로 올라섰다.100엔당 원화 환율도 21.41원이 폭등해 822원대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외환시장팀 권우현 과장은 “지난 금요일 뉴욕시장에서 949원에서 업체 매물이 많았던 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영업일 기준으로 4일 동안 상당한 주식을 팔아 역송금하기 위해 달러를 매수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외환딜러들은 우리나라 수출업체들이 상품대금으로 받은 뒤 원화가 절하되길 기다리는 물량이 950원대에 몰려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 원·달러 환율은 오버슈팅(과매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급락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엔캐리 자금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3%대에 진입해야 청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본의 정책금리가 2%까지 인상되는 내년 중순쯤 청산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소영 전경하기자 symun@seoul.co.kr
2007-03-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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