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30만t 北 일괄지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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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수정 2007-03-05 00:00
입력 2007-03-05 00:00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의 후폭풍이 거세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대북 쌀·비료 지원 합의 발언 번복으로 인한 이면합의설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으며, 우리측의 정치개입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한나라당 비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2일 장관급회담 합의 이후 귀국 기자회견에서 “북측이 양을 제시해 양측이 합의한 것이 비료 30만t, 쌀 40만t”이라고 밝혔다가 “쌀·비료는 장관급회담의 논의 주제는 아니며, 북측이 그만큼 요구해 오면 경협위와 적십자사를 통해 공식 절차를 밟아서 집행할 것”이라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이에 따라 공동보도문에는 명시되지 않은 쌀·비료 지원 규모가 ‘이면합의’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면합의가 있었다면 즉각 공개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라.”며 공세에 나섰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 장관의 오락가락하는 발언은 이면합의 의혹을 기정사실로 보기에 충분한 것”이라며 “이 장관은 성직자답게 고해성사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반응은 북한의 한나라당 비방 등 정치개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장관급회담 전에도 논평 등을 통해 한나라당을 공격했으며 회담 이후에도 비방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되면 암흑의 과거가 더 험악하게 재현될 것”이라며 “반인권범죄의 소굴인 한나라당을 역사의 심판대에 매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도 이날 ‘단호히 매장해버려야 할 매국역적 무리’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한나라당 역적들이 반(反)통일책동에 기를 쓰고 매달리고 있다.”며 “친미 보수세력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논평을 내고 “장관급회담에서 우리측이 북한의 대선개입에 항의했는데도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대북 물자지원의 대가가 한나라당 비난과 내정간섭이라면 지원을 약속하고 뺨 맞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면합의가 없었는데도 정치적으로 해석돼 안타깝다.”며 “쌀 40만t, 비료 30만t은 공식 절차를 통해 지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측이 비료 30만t을 요청하면서 과거와 달리 봄 비료를 우선 달라고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남북 적십자사 접촉이 이뤄지면 이달 중 30만t이 한꺼번에 지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해에도 2∼5월 중 35만t을 지원받은 뒤 7월 10만t을 더 요구한 적이 있기 때문에 가을에 필요한 비료를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7-03-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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