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강재섭대표“사법개혁·사학법 이달 처리 노력”
박홍기 기자
수정 2007-02-10 00:00
입력 2007-02-10 00:00
사안에 따라 첨예한 대립, 설전 양상마저 보였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1년 5개월 만에 마주 앉아 각자의 입장만 내세운 셈이 됐다. 회담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30분간 이뤄졌다.
회담에서는 사립학교법·국정운영방향·대선중립·안보 등 거의 모든 주요 현안들이 거론됐다. 실무접촉에서 빼기로 했던 개헌문제도 다뤄졌다. 회담이 끝난 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과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대변인 공동발표문’을 통해 “사법개혁 관련 법안과 사학법 등 주요 법안을 2월 임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등 5개항을 발표했다.
●노 대통령,“사학법 재개정, 여야 합의 존중하겠다.”
강 대표는 “자율과 투명성과 건학이념이 보장되는 사학법 개정안, 한나라당의 법안 통과에 대통령께서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여야 절충, 합의하는 것을 존중하겠다. 오늘은 언급을 피하고 싶다.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그리고 대통령은 당 대표가 아니다.”고 비켜나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전재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이 ‘사학법 시행령에 대한 유보’를 요구하자,“사전에 논의 안한 것이라 일단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홍보수석은 “원칙적인 답변”이라고 설명했다.
●강대표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게 도리”
강 대표는 “대통령은 국정의 중심에 서고 야당 대표는 협조해서 국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게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국정의 중심에 서달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모욕이다. 국정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계속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일종의 기본도 안 된 사람이라는 불신을 깔고 하는 것이다. 예의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강 대표는 “정치적 중립 의지를 천명해 줄 것을 부탁 드린다. 국민이 좋아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대통령은 정치인이므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어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신뢰를 못받는다.”면서 “다만 선거운동은 안하고 있고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개헌 발의 통해) 도덕적 심판 받고 싶다.”
강 대표는 “대통령의 개헌 얘기는 매우 의아롭게 들린다.”면서 “여당 의석이 줄어들고 대통령께서 제대로 통제하기 힘든 상황에서 굳이 개헌안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판 흔들기’이고, 한나라당 후보간 당론 분열을 꾀하는 것으로 오해받기 쉽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 18대에서 국회 중심의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통령의 5년 단임제는 좋지 않다.”면서 “올해가 시기적으로 임기가 일치하는 해다. 왜 한나라당 판이 흔들리느냐.”며 따졌다.
노 대통령은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발의할 테니 찬성이든 반대든 해달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강 대표에게 “다음 정부에 한다니 그럼 첫해부터 열심히 토론해 달라. 그러나 (대선주자들은) 임기단축 등을 공약하라.”고 요구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2007-02-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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