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너 눈떠”
이재훈 기자
수정 2007-02-06 00:00
입력 2007-02-06 00:00
지난 4일 오후 기상청이 ‘첫 황사 발생’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환경부가 “경기 강화도 석모리 측정소에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최고 농도가 436㎍/㎥를 기록해 황사주의보(500㎍/㎥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 수준에 근접하는 등 올 들어 국내 첫 황사가 발생했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확인 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곧바로 관측 전문가의 눈으로 확인한 목측 결과를 묻기 위해 인천시 송월동 인천기상대에 연락했다. 하지만 인천기상대 측은 결국 “황사가 아니다.”며 고개를 저었다.
기상청 전영신 황사팀장은 “관측기계 측정치로는 200∼300㎍/㎥ 사이에서 오염 물질이나 물방울, 수증기 등이 끼어서 오측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세계기상기수(WMO) 기준으로 기계 관측 외에 목측 결과도 함께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기계의 측정치보다 인간의 눈으로 황사 여부를 좌지우지해도 되는 것인가.’
5일 이러한 궁금증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천기상대를 찾았다. 인천기상대는 우리나라 황사 목측의 중심이다. 황사가 주로 중국이나 몽골 등지에서 흘러들어 오기 때문에 목측의 최일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식영(54) 기상대장을 중심으로 예보사 6명으로 구성된 기상대는 낮에 1명, 밤에 2명씩 4교대로 근무한다.
이들에게 황사 판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이다. 김 대장은 “황사는 대기오염과 산성비를 일으킬 수 있는 오염물질과 병원균을 고스란히 싣고 오기 때문에 국민 전체의 생산능력이나 활동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산업체에서도 집진기 공기 필터를 가동해야 하는데 예보가 틀리면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목측 황사 판정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예보사들은 목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훈련을 거듭한다. 목측 자체가 감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선배 예보사들과 동행하며 자주 황사를 살피고 관측 요령을 익힌다. 늘 습관적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매일 습도와 기압골의 변화 등을 눈에 익히는 것도 연습의 한 과정이다.
“건조한 날에 대륙성 고기압이 왔을 때 하늘의 구름이 연무 같은 모양이 되면 황사 가능성은 아주 커지지요. 연한 미색이 하늘을 뒤덮고 습도가 매우 건조할 때는 뿌연 먼지가 황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예보사 경력만 20년이 넘는 김 대장의 노하우다. 하지만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의 판단에만 맡길 수도 없다. 이 때문에 각 지역 기상대의 예보사들이 목측 결과를 내놓고 황사 판정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2007-02-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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