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필딩 소설 ‘톰 존스’ 첫 완역
체코 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의 말이다. 그의 지적대로 18세기 영국 작가 헨리 필딩은 종종 자기 분신이라 할 작중 화자를 통해 등장인물의 행동과 사건전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소설 ‘톰 존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근대소설의 형식을 확립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소설이 국내에서 처음 완역돼 나왔다. 류경희 옮김, 삼우반 펴냄.
‘톰 존스’는 총 18권 208장으로 이뤄진 방대한 작품이지만 줄거리 자체는 간단하다. 갓 태어난 업둥이 톰이 포대기에 싸인 채 올워디라는 시골 대지주의 집에서 발견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톰은 올워디의 배려로 그의 조카 블리필과 함께 자라게 되고, 이웃에 사는 지주 웨스턴의 딸 소피아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톰은 블리필의 시기와 음모로 집에서 쫓겨나 타지로 떠난다. 그 뒤를 소피아가 따른다. 마침내 블리필의 계략이 드러나고 톰의 출생 비밀이 밝혀진다. 톰은 소피아와 결혼한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각 권의 서론에 해당하는 제1장에 자신의 소설관 등을 담은 비평적 에세이가 실려 있다. 여기서 필딩은 자신의 작품이 기존의 산문 픽션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허구소설 장르임을 당당히 밝힌다. 당시 작가들이 허구의 흔적을 애써 감추고자 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톰 존스’는 영국 소설사에 또 하나의 전통을 세웠다. 수많은 유형적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이야기 구성을 우선시하고 인물묘사를 단순화하는 영국 남성소설의 원조로 꼽힌다.
1964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톰 존스의 화려한 모험’의 원작. 전 2권. 각권 2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